지난 2007년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관객들에게 ‘변신 로봇’이 더 이상 어린 남자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과 더불어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변신 로봇은 이제 더 이상 팔, 다리, 몸통 등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끼워 맞추던 아날로그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러한 ‘트랜스포머’의 인기는 매 시리즈마다 흥행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트랜스포머’ 744만명,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750만명, ‘트랜스포머3’ 778만명 등 단 세편의 시리즈로 국내에서 227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러한 가운데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라는 문구를 앞세워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6월 25일 국내 개봉에 앞서 23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처음 공개되는 만큼 영화 관계자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164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러닝타임 앞에 잠시 주춤하게 된다. 또한 세 시간에 가까운 164분의 시간 동안 화려하고도 다이내믹한 ‘트랜스포머’ 특유의 전투 신들을 보며 어지럽거나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다행히 전작들에 비해 깔끔해진 CG로 인해 피로감은 덜하다.
‘트랜스포머4’는 시카고를 무대로 펼쳐졌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마지막 결전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들과 함께 디셉티콘으로부터 지구를 지켰던 오토봇 또한 인간의 ‘적’으로 간주되고 말았다. 그 속내에는 트랜스포머의 기술력으로 부를 축적하기 위한 인간의 탐욕이 한 몫을 했다. 결국 욕심 때문에 인류는 또 다시 위기에 처한다.

이번 작품에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선택한 다양한 배우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운 엔지니어에는 마크 월버그가, ‘트랜스포머4’의 새로운 히로인인 테사 예거와 그의 남자 친구 역의 잭 레이너 등이 신-구 균형을 고르게 맞췄다.
아내를 잃고 유일한 희망인 딸을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젊은 아빠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 마련이지만, 온갖 무기와 건물 파편이 튀는 전쟁터에서 이러한 감동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하지만 관객들이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며 항상 아쉬웠던 스토리의 부족함이 이번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안방마님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의 모습은 전작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고철덩이나 다름없던 옵티머스가 다시 번쩍번쩍한 예전의 위용을 되찾는 장면은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밖에도 오토봇 군단의 크로스헤어, 하운드, 드리프트 등과 시리즈 사상 가장 위협적인 적인 락다운, 인간에 의해 창조된 로봇 갈바트론 등 각종 슈퍼카들로 변신하는 이들과 옛 시대의 산물인 공룡 로봇 군단 ‘다이노봇’ 등의 전투 신은 ‘트랜스포머4’의 놓칠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많은 개체의 로봇들이 등장함에 따라 각각의 로봇들이 가진 개성들은 퇴색되고 말았다. 각각의 설정은 존재하고 있으나, 영화를 보면서 단순하게 멋지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또한 이번 시리즈에서는 영화의 주 무대였던 시카고에서 벗어나 텍사스와 베이징, 홍콩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방대한 배경을 과시한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은 인간이 개입하게 되면서 더욱 거대하고 치열해진다. 이 또한 왜 그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지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은 채, 악당들의 이동 경로만을 철저하게 따를 뿐이다.
시리즈물로서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이기에, 기존의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그 때문일까? 아쉬움이 더욱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트랜스포머4’가 국내 관객들의 입맛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가지는 브랜드 네임으로 인해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트랜스포머4’가 할리우드 중심의 국내 극장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