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지드래곤급…“귀요미송2 기대만발에 설레”

지구촌 사랑받은 귀요미송 더 신나게 만들어
한국 구전문화 요소 넣고 별난 퍼포먼스도

‘그냥 아는’ 오빠와 동생이 사고를 쳤다. 그것도 떠들썩한 대형사고다. 사고 친 날, 앓아누워 일주일간 비몽사몽 상태로 지냈다. 둘은 “이게 말이 돼냐”며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다. 연유를 모르는 엄마는 “와 그라노” 만 되냈다. 큰 일 났다 싶기도 하고 꿈 같기도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상황은 마른 산, 불번지듯했다. 일년 내내 정신없이 불려다녔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권을 흔들어놓은 ’귀요미송‘의 가수 하리(25)와 작곡가 겸 가수, 제작자 단디(28)의 얘기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연할 땐가, 무대에서 노래하는데 앞에 ‘하리 사랑해’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 거에요. 그게 한국어를 썼다기 보다 그리다시피 한거였는데 그것도 ‘하리’의 히읗자의 위에 획 하나를 빼 먹었더라고요. 저는 어쨋든 알아보잖아요. 저 글자를 어떻게 찾아서 썼을까, 노래 부르다 그만 울컥했어요.”

지난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8개국을 돌며 ‘귀요미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가수 하리(25)는 지난 6일 기자와 만나 투어 얘기를 들려주다 목소리가 잠겼다. 아이돌 가수도 아닌 그가 난생 처음 경험한 외국인들의 팬사랑은 낯설었다. 운동장만한 홀에서 끝도없이 이어지는 팬사인회, 팬들과 찍은 수많은 사진들은 멍한 상태 그대로다. 소녀팬부터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까지 연령 구분없이 사랑스런 하리의 외모와 노래에 이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하리의 매니저로도 뛰고 있는 단디는 “한국인들은 귀요미송을 부르는 걸 쑥쓰러워하는데 외국분들은 열려있더라고요, 특히 동남아분들은 아기자기한 걸 좋아해서 그런지 앙증맞고 애교 넘치는 이런 노래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나름 해석했다.

단디와 하리는 명랑 소설의 주인공같다. 막막하고 복잡한 현실을 쾌활하게 단숨에 뚫고 가는 밝은 에너지가 있다. 국내 유통사에게 버림받았던 그들이 워너 뮤직과 손잡고 아시아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대륙을 향한 행보를 이제 시작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귀요미송’은 단디가 2012년 말 단디레코즈 설립 후 만든 첫 곡이다. 2010년 데뷔해 이미 여러장의 앨범을 냈지만 뮤직비디오 등록차 회사를 차린 후 3개월만에 낸 앨범이 터진 것이다. ‘신비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하리의 노래와 앙증맞은 율동으로 지난해 유튜브 랭킹에서 싸이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지구촌 사랑을 받은 ‘귀요미송’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오는 14일 ‘귀요미송2’가 나온다.

“언제부턴가 귀요미송을 검색어로 치면 ‘귀요미송2’가 뜨더라고요. 팬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는 얘기겠죠.”(단디)

‘귀요미송’은 원래 발표 당시엔 ‘1 1은 귀요미’였다. 앨범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1인 기획사인 처지에 홍보는 둘째 치고 어디다 유통시켜야 할 지 막막했다. 일단 알려진 유통사들에게 전화를 했다. 일거에 거절당했다. 모 유통사는 계약서에 사인하기 귀찮다고 미팅조차 거절했다. 그때 누군가 일반유통을 하라고 권했다. 그렇게 해서 소액결제회사로 잘 알려진 다날을 통해 음원등록만 겨우 마쳤다. 그리고 무조건 발로 뛰고 입소문 마케팅 쪽을 집중 공략했다. 아는 지인들을 총동원해 패러디 영상을 SNS에 올리도록 했다. 한 달 후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일본의 한 드라마에서 까페 씬에 넣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 그때 곡 제목을 부르기 쉽게 ‘귀요미송’으로 고쳐 다시 냈다. 그때 SNS 수면 아래서 들끓던 게 기사 한 줄에 폭발했다. 특히 아시아권의 반응이 뜨거웠다. 워너뮤직과 손 잡고 프로모션 투어를 진행했다.

사실 ‘귀요미송’이 만들어낸 한류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리는 인도네시아 지상파 NMC TV의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인 ‘톱톱’에서는 1위 트로피를 받았고 중국 절강TV에서 개최한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올해 가장 사랑받은 노래상’도 받았다. 대만을 비롯한 각국 여러 음악 차트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밀어낸 곡도 ‘귀요미송’이었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투도우의 연말 시상식(Tudou Awards)에도 초청받아 무대에 올랐다. 중국 유명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이 시상식에 초대된 한국가수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하리뿐이었다.

단디는 이를 계기로 중국과의 비즈니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댄싱9’에 출연했던 샤오시앙의 앨범을 프로듀싱하기도 했고 하리는중국 영화배우 출신 가수 왕수롱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단디와 하리의 기존 앨범을 중국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녹음, 유통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단디의 노래들은 대중친화적이다. 그가 발표한 ‘라면먹고 갈래’‘귓방망이’‘단물빠진 껌’ 등은 대중들이 재밌어할 만한 소재들이다. 단디는 “홍보수단이 없다보니 애초부터 대중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독특한 제목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올 여름에는 코요태 김종민의 솔로 앨범 ‘살리고 달리고’로 또 한번 히트곡 넘버를 추가했다. ‘건강 생명 댄스’로 에어로빅, 휘트니스센터를 흔들어놓고 있는 ‘살리고 달리고’ 안무는 단디가 거의 짰다.

“오빠 녹음실은 보물창고에요. 일단 들어가면 저는 컴퓨터부터 뒤져요. 어떤 노래가 좋아서 이거 누가 쓴 거야 물어보면 다 오빠가 만든 거더라고요.”(하리)

그의 작곡 방식은 특이하다. 컨셉을 만들어놓고 비트와 코드를 찍은 뒤 바운스를 타면서 직접 마이크로 흥얼거리며 멜로디와 가사를 적어내는 식이다. 그렇게 쉽게 나온 곡을 대중들이 좋아한다. 단디는 지난해 아시아 프로모션 중 한국에 짬을 내 들어와선 녹음실에서 몇시간만에 ‘한글송’을 만들었다. 한글 한류의 현장을 목격하고 마침 한글날이 끼어있어서 한글을 알리는 차원에서 만든 노래다. “곡을 쓸 때보다 더 긴장하고 신경쓰였던게 한글 맞춤법이었어요. 한 자라도 틀리면 끝장이잖아요. 일본사람들도 노래를 부르며 대한민국, 훈민정음 외쳐주는 것 보고 마음이 뿌듯했어요.”

이 한글송은 현재 유치원에서 교육자료로 인기다.

이번에 나오는 ‘귀요미송2’는 포인트는 그대로 두고 더 리드미컬하고 신나게 바꿨다.“한국의 구전과 문화적 요소를 많이 넣었어요. 후렴구는 그대로 살렸고요. ‘귀요미송’이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다면 ‘귀요미2’는 톡톡 튀는 맛이 있어요.”

안무 영상에는 하리가 귀여운 파란색 별 츄리닝을 입고 별 안경을 쓴 채 예의 앙증맞은 귀요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단디는 ‘귀요미송2’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연예인으로 걸스데이 혜리를 꼽았다. ‘아이잉’, ‘~쪄’ 혀 짧은 소리로 대한민국 남성들을 무너뜨린 혜리의 앙증맞고 당돌한 ‘귀요미송2’가 기대된다. 하리는 남녀가 ‘귀요미송’을 통해 사랑의 표현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길 권했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잖아요. 선물로 딱이죠.”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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