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한화테크윈…실적·덩치·수주 3박자 다 갖췄다

올 2분기 영업이익 444억 달성
M&A통해 글로벌방산 30위 진입
P&W 싱가포르법인 지분 인수로

“우려도 많았죠. 지금은 직원들 모두 만족합니다”

지난해 6월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이 신이났다.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고, 대규모 신규 투자로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잇따른 인수 합병으로 방산 업계 내 입지도 커졌다.

23일 한화테크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사 P&W 해외법인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의 해외 생산기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무 투자자가 필요했던 P&W와 항공기 엔진 기술 확보를 기대했던 한화테크윈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한화테크윈과 P&W의 싱가포르 생산법인 조인트벤처 전경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한화테크윈이 확보한 먹거리는 향후 40년간 5조원(45억달러) 규모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5월과 12월에도 P&W의 국제공동개발사업(RSP)에 참여해 각각 17억 달러와 38억달러 규모의 엔진 부품 공급권을 확보한 바 있다. 투자와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주도 함께 이뤄진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이번 계약에서 잔여지분(70%)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해 뒀다. 말하자면 싱가포르 법인을 한화테크윈이 아예 인수할 권한도 계약서상에 명시된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국내 유일 항공기엔진 제조업체로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공군의 주력 항공기엔진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엔진도 생산중이다.

한화그룹 인수 이후 한화테크윈의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8206억6100만원, 영업이익 444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5.14% 증가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 순이익도 313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6월 삼성 계열사 삼성테크윈에서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며 한화테크윈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 실적 개선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인수한 한화디펜스 효과가 올해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한화탈레스의 실적 반영이 추가된다는 전망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이날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은 신규로 실적 반영된 한화디펜스 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한화탈레스의 실적반영으로 추가적인 실적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실적 개선 기대감은 주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6월 3만5000원대였던 한화테크윈의 주가는 최근 6만4000원대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다. 재계 1위 삼성에서 한화로 옮길 때 ‘삼성이 괜히 팔았겠느냐’는 등의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지만, 실적과 한화그룹 내 입지 등을 고려하면 더이상 우려는 없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삼성 그룹 내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그룹 내에서의 회사 입지가 한화에 온 이후로는 오히려 높아졌다. 보고도 간소화됐고 기존 하던 업무의 연속성도 확보되고 있다”며 “직원들 사기가 크게 높아진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몸집 불리기 덕분에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업체 순위 3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한화그룹 방산부문 매출액은 23억7474만달러(한화 2조1453억원)로 글로버 톱 100위 업체 가운데 38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53위에서 단숨에 15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방위산업과 항공기 부품이 이끄는 추세적인 실적 개선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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