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경제관계장관회에서 “우리경제는 8월 소매판매ㆍ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다소 반등했으나 파업과 구조조정 영향에 따른 수출과 광공업 생산 부진으로 전반적인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에는 추경 집행과 코리아 세일페스타 등 긍정적 요인도 있으나 대내외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한진해운 사태 등 구조조정 충격, 자동차ㆍ철도파업 장기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 경제는 경제사이클 상의 일시적인 회복이나 하강 국면이 아니라 장기침체 국면의 초입단계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한국 산업의 경쟁력 약화,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돼 나타나는 심각한 상황이란 얘기다.
이런 차이는 올해와 내년 경제전망에서 잘 드러난다. 정부는 우리경제가 올해 2.8% 성장하고 내년에는 3.0%로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민간 전문가들은 올해 2% 중반, 내년엔 2%대 초반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작년(2.6%)보다 낮은 2.5%에 머물고, 내년에는 2.2%로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기를 이끌어온 내수와 건설투자도 가계의 소비여력 약화 및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책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이 2.3%, 내년에도 2.2%에 머물러 저성장 기조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2.5%, 내년에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반적인 기조는 약화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민간 및 국책 연구소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을 포함한 9개 주요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6%로 정부가 예상하는 2.8%보다 낮은 상태다. 특히 일부 해외IB들은 올 4분기 이후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HSBC는 올 4분기 성장률이 1.6%로 떨어지고, 내년 1, 2분기엔 각각 1.8%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일본 노무라도 4분기에 1.8%로 하락한 후 내년 1분기엔 1.8%, 2분기엔 1.7%로 당분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성장방식의 관성이 곳곳에 남아 있어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신산업이 우리경제에서 잘 자라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이고 규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