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절대강자 농심 ‘삼중고’…돌파구 있나?

-라면사업 ‘정체’, 생수사업 ‘주춤’, 신사업은 ‘중단’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국내 라면업계 1위 기업 농심이 라면시장에서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미래동력인 생수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확고한 2위 자리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신사업으로 진출했던 미반(米飯) 및 커피사업에서는 잇따라 생산을 잠정 중단하는 등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농심의 라면사업 비중은 전체의 59.8%로 아직까지 압도적이다. 다른 사업에서는 스낵 15.1%, 음료 6.1%, 기타(수출 및 기타 상품) 18.9%다. 라면시장 점유율은 2003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농심은 2003년에는 연간 점유율이 77.5%, 그해 월별로는 최고 79.8%를 기록했지만 2위 오뚜기의 라면사업 확대로 60%대가 무너졌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53.3%, 오뚜기 23.2%, 삼양식품 10.8%, 팔도 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한 반면, 오뚜기는 3.4% 증가했다. 농심은 2013년만 해도 점유율이 62.0%에 달했지만, 2014년 58.9%에서 이어 지난해 5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는 15.6%에서 18.3%, 19.8%에 이어 올해는 20%를 넘어섰다. 


농심은 2조원 규모인 정체된 라면시장의 돌파구로 ‘백산수’ 브랜드 2012년 론칭하고 생수사업에 뛰어들었다. 생수시장은 2014년 5940억원, 2015년 6260억원에 이어 올해는 12% 성장한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했으나 삼다수의 압도적인 1위 속에 아직 생수시장 2위 자리도 확고하지 않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브랜드별 순위는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44.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 3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5.7%)와 백산수(5.6%)였다. 올 상반기에는 삼다수가 43.9%, 백산수 6.8%, 아이시스 8.0은 5.9%를 기록했다.

백산수의 점유율이 소폭 늘긴 했지만, 아이시스 8.0을 비롯해 순수 등 다수의 생수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생수 점유율은 지난해 9.4%에서 올 상반기 10.2%로 오히려 늘었다. 업체별 생수 점유율에서는 아직까지 농심이 3위인 셈이다.


더욱이 농심은 2002년 시작한 즉석밥 브랜드 ‘햅쌀밥’의 생산을 올 초부터 잠정 중단했다. 경기도 안양공장에 연간 3600만개 생산을 할 수 있지만, 마케팅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 미반사업이라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농심은 2013년 초 인스턴트 커피시장에 진출해 기능성 커피 ‘강글리오’라는 브랜드를 냈지만, 2년 반 만인 지난해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기존 인스턴트 커피 대비 가격이 2배 가량 비싼 강글리오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농심은 올 상반기 매출 1조953억원, 영업이익 44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5% 줄었다. 지난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프리미엄 라면의 판매가 다소 부진해진 가운데, 신제품 중에는 ‘보글보글 부대찌개면’만 출시 50일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이후에도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농심이 올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2%나 줄어든 2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농심 관계자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2011년 국내 판매를 중단한 보글보글찌개면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햅쌀밥’과 ‘강글리오’도 수익성이 부진해 일단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를 변형한 제품이 나올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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