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의 가수 채은옥이 다시 돌아온 이유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빗물‘의 가수 채은옥이 돌아왔다.

1976년 1집 ‘빗물’을 크게 히트시킨 채은옥은 한국 여성 포크 음악계에서는 유명했다. 특별한 감성과 울림을 가지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고집해왔다. 당시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러 포크가수라고 불렀지만, ‘빗물‘은 애절한 발라드다.

최근 열린 채은옥의 데뷔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는 데뷔동기이자 오랜 기간 친구로 지내온 가수 전영록이 함께 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전영록은 “채은옥은 ‘쉘부르’ 이전에 ‘명동장’에서 만났다. 서유석, 박인수, 김태화 선배들도 있었다. 채은옥은 어니언스, 남궁옥분, 박강성를 배출한 쉘부르의 멤버이기도 했다”면서 “채은옥은 남자처럼 털털해 금세 가까워졌다. 여자 김정호로 불렸다”고 말했다. 전영록은 당시에는 채은옥에게 주지 않았던 곡도 한 곡 주었다.


채은옥도 전영록을 처음 만난 당시 인상에 대해 “감짝 놀랐다. 조그만 애가 노래를 이렇게 잘하나..황해, 백설희 선배님 아들이라 해서 더욱 유심히 봤다”면서 “내가 한살 더 많은 것으로 속이고 동갑으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채은옥은 40주년 기념 콘서트도 오는 11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연다. 게스트는 포크가수 유익종과 블루스의 거장 김목경이 나온다.

채은옥 콘서트를 주관하는 소속사 아트인터내셔널 김철한 대표는 “채은옥의 단독콘서트는 처음이다. 포크가수에게 이렇게 깊이있는 목소리는 없었다”면서 “청장년 문화를 살리고 싶다. 공연 티켓도 거의 다 팔렸다”고 전했다.

채은옥은 ”나는 혼자인줄 알았는데, 주위에 사람(팬)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돼 행복하다“면서 “중간에 10년을 쉬고 활동을 접기도 했다. 세월이 참 빠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노래를 계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채은옥은 “요즘 음악을 못 읽고, 가사도 이해를 잘 못한다. 내 나름의 음악세계에서 음악하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박진영이나 태양 같은 후배와는 같은 무대를 서고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빗물’을 불렀던 후배 심은경과도 함께 하고싶다고 했다. 이어 "뜨거운 열정으로 7080시대를 관통하며 살아 온 중, 장년층의 감성은 결코 LP처럼 추억을 담은 채 어느 구석에 치워진 유물이 아니며, 여전히 같은 리듬으로 숨쉬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은옥은 최근 디지털 싱글인 ‘입술’과 ‘고마워요’ 등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장덕이 작곡하고 이은하가 부른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현대적으로 바꿔 신인가수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

채은옥은 76년 1집 ‘빗물’, 83년 2집 ‘어느날 갑자기‘, 3집 1지울 수 없는 얼굴’, 92년 ‘골든 앨범‘, 2015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 앨범 수록곡 ‘아프다’를 발표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앨범 수록곡중 덜 알려졌지만 좋은 곡들도 들려준다고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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