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주연은 부담감이 크다. 흥행에 성공했을 경우 돌아오는 찬사를 독식할 수 있지만, 반대로 흥행에 실패했을 경우 그 손가락질을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처럼 흥행 단맛을 보기 위해선 원톱 주연의 무게감도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 충무로의 법칙. 그 가운데 원톱 주연으로도 눈부시게 놀라운 성과를 낸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굿바이 싱글’은 여배우 김혜수 원톱의 휴먼 코미디 영화로 최종관객수 210만8,273명을 기록했다.
김혜수는 안하무인 백치 톱스타 주연 역을 맡았다. 거짓 임신 스캔들을 꾸미는 과정에서 미성년자 미혼모인 단지(김현수)와 가족 이상의 우정을 쌓아 나가는 모습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김혜수다.
특히 일찌감치 캐스팅을 확정한 김혜수는 투자와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던 ‘굿바이 싱글’을 믿고 끝까지 기다려줬다. 그 결과 수차례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거친 끝에 지금의 ‘굿바이 싱글’이 빛을 볼 수 있었다. 김태곤 감독은 미성년자의 임신과 미혼모 소재 그리고 여배우 원톱이란 점 때문에 투자가 쉽진 않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지갑을 열게 한 이도, 관객의 마음을 열게 만든 이도 김혜수였다.
원톱으로 극장가를 씹어 먹은 배우는 또 있다. 바로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터널’ 하정우다. 부실공사로 인해 무너진 터널에 고립된 남자 이정수를 연기한 하정우는 ‘원맨쇼’를 펼쳐 보이며 ‘1인 재난극 장인’임을 재입증했다.
충무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처럼 일하는 배우’이기에 스케줄상의 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었으나, 분량을 몰아 찍으면서 ‘터널’을 이끌었다. 이에 ‘터널’은 재난영화의 한계를 딛고 최종관객수 712만508명을 기록했다. 무너진 터널이라는 한정된 장소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지는 화면을 오롯이 연기력으로 가득 채웠다.
뒤를 이어 유해진이 원톱 주연을 맡은 ‘럭키’가 극장가 흥행 바통을 넘겨받았다. 코미디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코미디 영화는 안방극장용이라는 최근 충무로를 비웃듯 지난 10월13일 개봉한 ‘럭키’는 어느덧 600만 고지까지 넘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대국민 호감 배우 유해진이 있었다.
‘럭키’의 압도적 흥행은 투자배급사 쇼박스에서도 예상 못했다고. 쇼박스 최근하 홍보팀장은 “‘럭키’ 손익분기점이 180만 명 정도인데, 사전 시사회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250~300만 명 정도의 흥행을 예상했었다. 이쯤 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배우 유해진의 높은 대중적 호감도가 크게 작용한 듯 싶다”고 했다.
이어 쇼박스 측은 “사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그게 유해진에게는 적용되지 않더라. 댓글도 호평 일색이고 오히려 관객들이 ‘천만 가자!’면서 응원하더라. 무명시절을 거쳐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유해진을 보며 ‘좋은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인 듯 하다”며 “힘든 시기에 웃음을 주는 영화라는 점도 흥행 이유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여러모로 유해진 덕에 ‘럭키’도 흥행운을 맛본 셈이다.
이소담 기자/popnew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