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공에 빠진 재계

김승연 회장, 버지니아주지사 면담

삼성그룹 CEO들 美상황 주제강연

트럼프 대통령 시대, 미국을 배우기 위해 재계가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지난 1년 여간의 선거유세를 통해 나타난 트럼프의 파격적인 공약과 행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미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정계 및 재계와 폭넓은 교류를 이어온 한화그룹은 발빠른 대응에 들어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빌딩에서 테리 매콜리프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를 만나 한화그룹과 버지니아간의 비즈니스 교류, 미국 대선 이후 한미 양국의 외교 및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제공=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미국 버지니아주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를 만나 한화의 대미 비즈니스, 미 대선 이후 한미 경제협력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한화의 자동차용 소재 제조 법인인 한화아즈델이 있는 주의 수장으로, 김 회장은 매콜리 주지사와 미국 정권 교체로 인한 친환경 정책 변화 및 파급 효과,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제도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우려되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와 이에 따른 여파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매콜리프 주지사에게 심도 있는 조언을 구했다.

김 회장은 미 대선 운동 기간이던 지난달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총재를 만나 환담하기도 했다. 퓰너는 트럼프 당선 직후 발표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삼성그룹 내 계열사 최고경영자들도 16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로부터 ‘문명 대 전환기, 미국 대선결과의 파장과 시사점’ 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달라질 미국의 상황을 예측하고, 또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 위한 자리다. 안 교수는 강연에서 “예상을 깬 트럼프의 당선을 무너진 질서로 여겨 당황하지만 말고, 넓은 시야로 문명의 리듬을 볼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미국 시민들의 선택이 뜻하는 변화를 읽고 여기에 맞는 대처를 해달라는 주문이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카오스 에너지, 무질서를 즐기고 이해하고 추구하면 진짜 질서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이날 강연 의미를 전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대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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