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국정 역사교과서, 200만 촛불로 막는다”…주말 폐기운동 절정

-28일 현장검토본 공개 앞두고 26일 촛불집회서 반대 운동

-“1년 연기” “역사 과목 미편성” 질서있는 폐기 전략 제시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나흘 앞두고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서 열리는 5차 촛불집회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교과서 폐기 촉구 운동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0만명(주최측 추산)의 촛불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방침을 막겠다는 의지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48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한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이하 저지넷)는 26일 ‘국정교과서 폐기를 위한 시민대행진’을 펼친다. 저지넷은 서울 대학로 방송통신대 앞에서 행진을 출발해 광화문 촛불집회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5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를 외치는 학생과 학부모,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전교조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교사 시국선언을 하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및 이준식 교육부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인 뒤 촛불집회 전날인 25일 교육부에 이를 전달할 예정이다. 24일 오전 9시 현재 7만717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전교조는 선언문에서 “100만의 촛불이 그저 트리 장식품으로 보이는가.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도 교과서 폐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학부모단체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국정교과서사용반대학부모모임은 지난 22일 긴급 포럼을 열고 국정교과서 사용반대 학부모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학교에서 국정교과서가 아닌 교사 중심의 역사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적 투쟁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현실적인 폐기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질서있는 출구 전략’인 셈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육부도 기존에 해오던 것을 며칠 전에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과목들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2018년부터 적용되는 만큼 역사교과서도 1년을 미루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도 “역사도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적용 시점을 1년 늦추고 그 기간 새로운 검정교과서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했다.

한상권 저지넷 상임대표는 “일반적으로 역사책은 편찬 계획부터 완성까지 2년이 걸린다. 그런데 이번 국정교과서는 집필기준이 지난 1월25일 내부적으로 확정됐다고 알려졌다. 10개월 만에 역사교과서가 나온다는 것인데, 졸속 개발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2017년까지는 기존의 검정교과서를 그대로 쓰고 다른 과목과 형평성을 맞춰 2018년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현장에 보급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한 광주 지역처럼 국정 역사교과서 첫 대상인 1학년 과정에 역사 과목을 아예 편성하지 않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학교장에게 교과 편성 권한이 있고, 역사 과목은 1~3학년 아무 때나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부는 예정대로 오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날 교과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 달간 의견수렴 기간을 가진 뒤 내년 1월 최종본을 확정한다. 3월 새학기부터 전국 중고교 1학년 학생들이 이 교과서로 배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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