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국정 역사교과서 발표⑥]박정희 功↑ㆍ정대협 자료 빠지고…국정교과서 살펴보니

-기존 교과서와 국정화 역사교과서 내용 살펴보니

[헤럴드경제=신동윤ㆍ유오상 기자]교육부가 2017학년도부터 전국 고등학교 및 중학교에 적용되는 국정화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28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국정화 역사교과서에서는 근대사 이전 역사에 대해서는 기존 교과서의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에 비해 근ㆍ현대사 부분을 수정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에 대해 강조하고 북한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들이 추가됐으며, 현대 경제 발전 부분에 대한 내용이 크게 보강됐다.

▶제헌헌법은 ‘시장 경제’를 기본틀로 삼았다?=이날 공개된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받은 사실을 강조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에는 기존에 교육부가 예고한대로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의 수립’이라고 단정해 기술했다. 새 교과서에선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됐다(1948.8.15). 대한민국은 우리 역사상 최초로 민주적 자유선거에 의해 수립된 국가’라는 부분이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유엔 총회 결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코리아)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는 내용을 넣어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관련 기술은 ’38선 이북에서는 북한 정권이 수립됐다(1948.9.9)’는 내용으로 대폭 축소됐다.

제정 사실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서술했던 제헌헌법은 지난 교과서와는 달리 별도의 소단원을 구성해 자세히 기술했다. 이 과정에서 새 교과서는 ‘국민의 자유 보장,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기본 틀로 삼았다’는 내용을 포함, 대한민국이 ‘시장 경제’ 체제를 채택했음을 명시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확하지 않은 서술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헌헌법에는 자유ㆍ사회적 시장경제 모두가 포함돼 있고, 오히려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중이 높지만 이번 교과서에는 시장 경제만을 기본틀로 삼았다고 기술했다”며 “집필진이 자유 시장 경제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경제민주화나 사회적 시장경제 내용을 뺀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서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6ㆍ25전쟁 부분의 경우 북한의 기습 남침 부분과 강압적인 점령지 정책 등을 강조했다. 새 교과서에서는 북한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군수물자 지원, 군사고문단 파견 등을 받았고, 간첩남파를 통한 혼란 유도 등으로 오랜 시간동안 체계적으로 남침을 준비했다는 점을 포함시켰다. ‘소련 군사 고문관이 북한군에 넘겨준 선제 타격 계획’이란 사진도 실었다.

반공 포로 석방을 통한 미국 압박, 한미 상호 방위 조약 체결을 통한 국가 안보 기여 등 전쟁 과정과 이후 이어진 이승만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기술하는데도 기존 교과서에 비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박정희 정부 기술 대폭 ↑…경제 발전 강조=기존 교과서에 비해 새 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부에 대한 기술이 대폭 확대했다.

기존 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부에 대해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 ‘현대 경제의 성장과 자본주의’란 소단원으로 약 2쪽 분량으로 기술하는데 그쳤지만, 새 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출범과 경제 개발 계획의 추진’, ‘유신 체제의 등장과 중화학 공업의 육성’이란 중단원 아래 약 8쪽 분량으로 양을 대폭 늘렸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각종 경제 개발 정책 및 근대화 정책에 대한 내용이 강화됐다. 기존 교과서에서 간단하게 씌였던 ▷수출 주도 경제 개발 체제 ▷중화학 공업의 육성 ▷새마을 운동의 전개 ▷중동 진출 등의 정책은 각자 독립 소단원으로 자세히 기록됐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서 유일한 유한양행 설립자, 이병철 전 삼성 회장, 정주영 전 현대 회장에 대해 학습하는 내용도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안보 위기와 관련된 서술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새 교과서에는 ‘동백림 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등을 북한과 연계된 대표적인 공안 사건으로 소개했다. 또, 1970년대 박정희 정부가 학도 호국단을 부활하고 민방위대를 설치하며 국방 강화에 나섰고, 미군 철수가 추진되자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을 통해 독자적 군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자주 국방에 힘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기존 교과서에서 사용되던 ’5ㆍ16 군사 정변‘이란 표현은 계속 유지됐으며, 중앙정보부의 국내 정치 개입과 군사 정변 주도 세력의 민정 이양 약속 파기 등에 대해서도 적었다.

새 교과서에서는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기술을 강조했다.

우선 이전 교과서에서 사용됐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표현도 이번 교과서에서는 완전히 빠졌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정권을 ‘3대 세습 독재 체제’로 규정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 정권이 경제적으로 실패했단 사실을 명시했다. 또, 탈북자와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 자세히 명시한 데 이어 북핵 위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의 대남 도발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실었다.

▶위안부, 일본군ㆍ정부 직접 책임 기술…정대협 자료는 빠져=국정 역사교과서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에 대한 표현이 기존 교과서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바뀌었다.

새 교과서에서는 일본군 위안부가 ‘성 노예’ 생활을 했단 점을 적시했으며, ‘일본군과 일본 정부의 직간접적인 관여 속에 일본군에 의해 직접 납치ㆍ유괴 당하거나 일본군의 하수인인 민간 모집책들에 의해 취업 사기, 인신매매, 유괴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끌려갔다’는 표현도 들어갔다.

다만, 기존 교과서에서 자료 형태로 들어갔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교육자료가 빠지고, 일부 서술로 대체됐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지난 교과서 집필 과정에선 정부와 정대협간에 여러차례 의견 교환이 있었지만 이번엔 집필진이나 교육부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비공개로 몰래 집필한데다 단기간에 졸속으로 이뤄지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분량이나 서술은 별다른 개선점이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기존 교과서에서 제외되며 논란이 일었던 유관순 열사의 사진 자료는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에 수록됐다.

한편, 기존에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기준에서 ‘통일 신라와 발해’로 명기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인식임에 유의한다며 수정할 뜻을 비쳤던 ‘남북국’이라는 표현은 그대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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