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증오·폭력시위 이어 테러에도 노출된 佛 대선

-대선후보 대상 테러계획 용의자 체포
-증오ㆍ폭력ㆍ스캔들 의혹에 이어 테러공포까지
-1차 선거 나흘 앞두고 내부혼란 극에 달해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증오와 폭력시위로 역대 최악의 선거란 오명을 쓰게 된 프랑스 대선이 테러의 공포까지 직면하게 됐다. 혼란을 틈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조직의 대선후보를 향한 테러공격이 계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선거(23일)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이날 마르세유에서 대선을 앞두고 현지에서 테러 공격을 모의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마르세유에는 19일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대선유세를 할 예정이었고 다른 주요 후보들도 뒤따라 유세전에 나서려던 곳이다.

[사진=AP연합]

마티아스 페클 내무장관은 긴급 브리핑에서 “용의자들은 극단주의에 경도된 인물들”이라면서 “수일 내로 대선 직전에 프랑스 본토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대선 후보 캠프를 상대로 총기와 폭발물을 이용해 테러를 감행하려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용의자 집에선 IS 깃발과 함께 ‘사탄의 어머니’(Mother of Satan)라고 불리는 ‘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TATP)계 폭탄 등이 발견됐다.

르파리지앵,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 등 현지 언론은 용의자의 거처에서 대선 후보의 사진이 담긴 신문지가 발견됐고 선거대책본부 공격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진=AP연합]

프랑스 당국은 아직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물을 겨냥해 테러를 모의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일각에선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65) 전 총리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테러공포가 반이민, 반 EU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르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명의 후보는 ‘고만고만’한 지지율을 보이면서 34% 달하는 부동층을 잡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후보 얼굴이 나온 대선벽보가 심하게 훼손되는가 하면상대후보에 대한 증오가 표출되면서 폭력사태도 줄을 잇고 있다. 피용은 밀가루를 뒤집어썼고 마크롱은 계란세례를 당했다.

르펜도 유럽의회 경호원을 보좌관으로 허위 등록했다는 의혹이 겹치면서 프랑스 대선을 ‘정책 검증의 장’이 아닌 ‘스캔들 대선’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사진=AP연합]

대선 이후도 문제다. 피용을 제외하고 르펜이 소속된 FN은 의원이 2명뿐이며 마크롱과 멜랑숑이 소속된 정당은 단 한 명도 없어 의회와의 관계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분간 극단주의에 경도된 프랑스 사회의 내부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르펜과 마크롱이 각각 22.5%, 23%의 득표율로 2차 투표(5월7일)에 진출해 최종 승부를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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