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찍고 판다” 소상공인 ‘1인 라방시대’

16년째 옥수수를 재배해 왔던 안모 씨는 올해 옥수수 출하 걱정을 덜었다. 최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3000여평에서 키운 옥수수를 한꺼번에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안씨가 이날 하루에 판 옥수수 매출만 4000만원 가량이다.

안씨는 “그간 옥수수를 팔려면 공판장에 제품을 포장해 내야 하고 가격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산지 홍보도 할 수 있고 제품 품질도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값에 옥수수를 팔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소상공인들이 직접 쇼핑호스트로 변신했다. 단순히 상품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을 넘어 라이브 방송(일명 ‘라방’)으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나 티몬, 11번가 등 온라인몰들이 소상공인들의 라방에 지원사격을 해 예전보다 라방하기가 쉬워졌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의 쇼핑라이브 내 판매자 수는 이 서비스가 처음 제공된 지난 3월보다 10배 급증했다. 라이브 콘텐츠 수 역시 12배 증가했다. 네이서 쇼핑라이브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 상공인들이 실시간 영상과 채팅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서비스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용 상인들이 급증했다는 게 네이버측 설명이다.

티몬 지난 5월 입점 판매자가 직접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앱(App) 티몬 셀렉트를 새로 선보였다. 소규모 개인 판매자들이 방송 시간을 사전 등록하면 고객과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 역시 론칭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판매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1번가 역시 연내 판매자가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판매자들과 입접 업체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라이브커머스가 비대면 판매가 일상이 된 현재 소비자와 즉각 소통하며 상품을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생각에서다. 스마트폰 등 촬영 장비만 있으면 집 안, 매장 등 어디서든 쉽게 방송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도 인기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의 거래액은 지난해 2월 론칭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2배 급등했다. 입점 업체 수 역시 4000곳을 넘어섰고, 하루 200개 이상의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박종필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제는 모든 일에서 코로나19가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됐다”며 “비대면 인기에 힘입은 라이브 커머스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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