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거래일 연속 상승, 3년 반만에 최장…연초 비상하는 제약·바이오株, 올해 주도주 되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 바이오 주가는 고금리에 짓눌려 주춤했지만 올해는 금리 인하 전망에 실적 성장·R&D 모멘텀까지 ‘3박자’를 갖췄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는 “시장 관심은 이차전지에서 바이오주로 옮겨갈 것”이라면서도 “최근 급등세는 수급 효과가 큰 만큼 실적 성장성을 점검하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종목을 담고 있는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1개월(3일 기준) 동안 21.98% 올라 전체 KRX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폭(2.84%)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올랐다. 2020년 5월(11거래일) 이후 약 3년 반만에 최장기간 연속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KRX헬스케어도 최근 한달간 20% 뛰면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바이오주 강세 흐름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이 행사에선 50여개국 1500여개 회사가 참여해 한 해 동한 진행될 신약기술 개발 흐름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되기도 하는 만큼 제약·바이오주에 큰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신약승인도 평년 수준을 회복하면서 바이오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진 상태다.

‘통합 셀트리온’의 출범도 투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합병을 완료했다. 이달 12일 통합 셀트리온이 상장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합병 효과를 노린 순매수세가 몰리면서 셀트리온은 올해 첫 거래일(2일)부터 52주 신고가(24만1000원)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도 역시 전날 신고가를 새로 썼다. 셀트리온그룹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의 2단계 합병도 추진할 방침이다.

개별 종목들의 묶음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바이오주가 돋보인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 ETF 상승률 상위 5위 모두 바이오 관련 ETF였다. 셀트리온·SK바이오팜·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 10곳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바이오TOP10’가 1위(21.98%)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2위·23.2%), KB자산운용의 ‘KBSTAR 헬스케어’(3위·21.88%)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가 올해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3년 간 전례 없는 내리막을 탄 바이오주와 달리 이차전지 관련주는 급등하면서 벨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에서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이차전지와 바이오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바이오에는 기술이전과 신약성공 같은 성장 잠재력도 있고 올해는 바이오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금리 인하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급등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헬스케어 업종 대형주 주가는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선 실적 성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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