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퇴근길 대란에 즉시 사과한 오세훈…시민들 “보기 좋다” “신선하다” 호응

오세훈 시장은 6일 오후 페이스북에 “명동 버스대란 대단히 죄송합니다”는 글과 함께 사과 영상을 올렸다.[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퇴근길 대란을 빚고 있는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를 찾아 사과했다.

오세훈 시장은 6일 늦은 밤 페이스북에 “명동 버스대란 대단히 죄송합니다”는 글과 함께 사과 영상을 올렸다.

오 시장은 2분 32초 분량의 영상에서 “지금은 1월 6일 저녁 토요일 오후 저녁 7시경이고 이곳은 명동역입니다”라며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립니다. 저희들이 좀 더 신중하게 일을 했어야 되는데 신중치 못하게 추운 겨울에 새로운 시도를 해서 많은 분들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긴 불편을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오 시장이 문제가 발생하자 즉시 현장을 찾아 사과하고 제도 개선을 지시한 것에 대해 시민들 다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상에는 “현장으로 직접 가서 해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문제점을 바로 인정하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하니 신선하다”, “전국에 이렇게 발로 뛰는 시장이 또 누가 있느냐”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시는 앞서 지난달 27일 이곳 정류소 인도에 노선번호를 표시한 시설물을 설치해 승객들이 줄을 서도록 했다.

시에 따르면 애초 의도는 많은 사람들이 질서 있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내버스, 광역버스 등 서울 주요 버스노선 다수가 이곳을 지나도록 계획된 가운데 노선번호 표시 시설이 들어오면서 정체가 심해져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오 시장은 문제를 인식하고 6일 저녁 현장으로 갔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시간 영상을 찍은 오 시장 머리에는 흰 눈이 쌓였다.

오 시장은 영상에서 “최근에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아지셔서 원하시는 대로 서울로 들어오는 노선을 받다 보니까 용량이 조금 초과됐다”며 “그래서 한창 차가 많이 몰리는 러시아워, 오후 5~9시에는 약 550대의 버스가 들어올 정도로 몹시 붐비는 곳이 됐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버스 정류장 길이가 한 30~40m 되는데 여기를 앞에 버스가 서면 뛰어오고 뒤에 버스가 서면 앞에서 뒤로 뛰어가고 이렇게 되어서 아주 혼잡해져 충돌 사고도 날 수 있고 안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돼 새로운 개선을 모색했던 것”이라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또 오 시장은 “원래는 앞뒤로 뛰어다니며 버스를 타다 보니 빠르게 타실 수 있었는데 그것을 개선하려고 중간중간에 줄 서는 곳이란 기둥을 세우고 버스번호를 붙였다. 바닥에 쓰여 있던 버스번호를 보기 쉽게 위에다 써놓다 보니 그곳에 줄이 형성되고, 그 줄 앞에만 와서 타다 보니 앞에 버스가 빠지지 않으면 뒤에 버스가 밀리는 그런 버스 열차 현상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평소 10분이면 빠지던 것이 1시간 걸리고 5분 걸렸다 타시던 분들이 30분씩 기다리는 일이 생겨서 정말 많은 불편을 초래하게 되었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오 시장은 “크고 작은 사고를 겪다 보니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강조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여러분의 좋은 의견을 기다리겠다. 댓글로도 많이 써주시고 서울시 홈페이지에도 많이 글을 남겨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새로 설치한 버스노선 표 표지판 운영을 취소하고 현장에 계도 요원을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일부 광역버스 정차 위치는 변경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그걸 참조해서 이달 말까지는 원래 시스템으로 원상복귀 시켰고 한 달 정도 시민 의견을 받아서 많은 의견을 주시는 방향으로 가급적이면 다시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의견 많이 기다리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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