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제주자연생태공원에서 반달가슴곰이 물놀이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용인 한 민간시설에서 제주로 이주한 반달가슴곰 4마리는 정착에 성공해 이날부터 도민과 관광객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자연생태공원에는 이날 처음 공개된 반달가슴곰을 보기 위한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15일 경기 용인 한 민간 시설에서 제주로 이주한 반달가슴곰 달곰이·일곰이(이하 암컷)·반달이·웅이(이하 수컷)는 모두 2013년생으로 그동안 적응훈련을 마치고 이날 처음 방문객을 만났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실내 사육시설에 머물고 있던 반달곰들은 사육사가 방사장에 귤을 던져주고 나서야 하나둘 방사장으로 나왔다.
관람대에서 반달곰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반달곰이 모습을 보이자 탄성을 터뜨렸다.
처음 보는 곰이 무서운지 울음을 터뜨리는 꼬마 방문객도 있었지만, 이내 반짝이는 눈으로 반달곰들을 맞이했다.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제주자연생태공원에서 반달가슴곰들이 물놀이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용인 한 민간시설에서 제주로 이주한 반달가슴곰 4마리는 정착에 성공해 이날부터 도민과 관광객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 |
반달곰들은 방사장에 마련된 물놀이 시설에 들어가 노는가 하면 사육사가 던져 준 귤을 마치 사람처럼 까먹어 눈길을 끌었다.
반달곰을 보러 온 강하리(5)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곰을 보는데 무섭지 않고 귀엽다"며 "곰이 귤을 까먹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성산읍 주민 송모(37)씨는 "제주에서 곰을 실제로 볼 기회가 생겨 좋다"며 "앞으로 반달곰들이 푸바오처럼 유명해져 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 반달곰은 1마리당 사료와 과일 등 하루 3㎏가량의 먹이를 먹으며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고 공원 측은 설명했다.
강창완 제주생태공원장은 "사과와 배 등 다양한 과일을 먹이로 주는데, 특히 4마리 다 귤을 좋아해 기특하다"며 "앞으로 적정한 범위에서 제주지역 자연 생태교육에 이들 곰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반달곰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제주생태공원에서 볼 수 있으며 별도의 관람료는 없다.
이들 반달곰은 2022년 1월 정부와 곰을 사육했던 경기 용인 한 민간시설에서 2025년까지 곰 사육을 종식하기로 합의하면서 제주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민간시설에서 사육하던 곰을 보호시설로 옮긴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