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 4300명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불법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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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에서 수천명의 청소년이 패스트푸드 업체 등에서 야근과 장시간 근무, 위험한 주방 작업 등 불법 노동을 당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가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 아동 노동법을 위반하며 일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이 4736명에 달했다. 이중 식품 서비스업 종사자가 약 4분의 3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위반건수는 2013년 1378건에서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식품 서비스업에 해당하는 사례는 약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전역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불법으로 청소년들을 고용하면서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맥도날드 매장의 경우 2020년 이후 100개 매장당 평균 15건의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WP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주로 10대 청소년들을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데어리 퀸, 리틀 시저스, 잭스비, 웬디스 등 다른 체인점에서도 2020년 이후 아동노동법 위반 건수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위 기업은 모두 소상공인들이 매장 운영을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 슬림 치킨, 마르코 피자, 트로피컬 스무디 카페와 같은 작은 체인점들 또한 맥도날드와 비슷한 위반율을 보였다.

해당 조사를 진행한 제시카 루만 노동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만을 반영한 수치라 실제 위반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 노동법을 위반한 고용주는 아동 1인당 최대 1만5138달러(약 20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하지만, 대기업에게는 낮은 처벌 수위다.

한편, 미국 업계에서는 노동력 부족 등을 이유로 기존의 아동 노동법을 완화하자는 요구가 수차례 있어 왔다. 전미외식협회 지역 관계자들은 5개 주에서 최근 청소년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하거나 주류를 판매하는 매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연령 요건을 18세 이하로 낮추는 법을 마련하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 지난 3년 동안 기존 아동 노동법을 약화시키는 법안이 19개 주에서 여러 차례 도입되기도 했다.

의회와 소수의 주 의원들이 아동 노동법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19개 주에서는 청소년들의 합법적인 노동 시간을 연장하고, 근로계약 시 나이 확인과 부모의 동의 요건을 없애는 등 아동 노동법을 철회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14세와 15세의 청소년들이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하고, 14세 청소년들에게 이전에 금지했던 세탁소, 지붕 설치 및 철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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