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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과 통합을 결의한 데 대해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반발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 사장은 한미·OCI 통합이 발표된 이튿날인 13일 자신의 개인회사인 코리 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관련,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14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 경영을 약속하는 중차대한 결정을 제대로 된 검토도,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필요시엔 가처분 신청과 이사회 구성 변경 등 최후의 수단을 언제든지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 결정이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남인 임 사장이 이견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한미약품그룹 측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2일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포함해 총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전략기획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 지분 10.4%를 취득하는 등 통합하기로 했다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시했다.
OCI 측에 양도하는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주로 송 회장의 것이고, 현물출자는 송 회장과 임주현 실장이 계약 당사자로 돼 있다.
양측 발표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통합완료후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가 27.03% 지분으로 최대 주주가 되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1.12%, 임종윤 사장이 11.10%, 차남 임종훈 사장이 6.59%, 국민연금이 6.76%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한미약품그룹 측은 예측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고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작고하면서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11일 공시에 따르면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이 11.66%, 장남 임종윤 사장이 9.91%, 장녀 임주현 실장이 10.20%,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10.56%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