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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메모리 업황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22년 대비 11.1% 감소한 5330억달러(약 715조원)를 기록했다.
상위 25개 반도체 공급사의 총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1% 감소했다. 이들 25개사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2%에서 74.4%로 하락했다.
상위 반도체 업체 순위에도 변동이 있었다. 인텔이 2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인텔 매출은 전년보다 16.7% 감소한 487억달러, 삼성전자 매출은 37.5% 줄어든 399억달러였다.
이어 퀄컴이 290억달러로 3위를, 브로드컴(256억달러)이 6위에서 4위로, 엔비디아(240억달러)가 12위에서 5위로 각각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153억달러에서 56.4% 수직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작년 매출이 228억달러로 전년보다 32.1% 줄면서 2022년 4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전년 대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은 2021년 26.3%에서 2022년 1.1%로 크게 둔화한 데 이어 2023년엔 역성장하며 극심한 부진을 드러냈다.
지난해 메모리 매출은 전년보다 37% 줄며 사상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D램 매출은 38.5% 감소한 484억달러, 낸드플래시 매출은 37.5% 감소한 362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비메모리 매출은 시장 수요 약세와 채널 재고 과잉 등에도 3% 감소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조 언스워스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D램과 낸드의 3대 시장인 스마트폰, PC, 서버는 작년 상반기에 예상보다 약한 수요와 채널 재고 과잉에 직면했다”며 “반면 대부분 비메모리 공급업체의 가격 환경은 비교적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메모리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은 AI용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부문, 국방 및 항공우주 산업 등이 다른 애플리케이션 부문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매출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