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현이 KBS 추적60분에 출연해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KBS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필로폰을 매수·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아이돌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30)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18일 남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필로폰을 함께 투약한 방송인 서은우(31·여·개명 전 서민재)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중독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으며, 공동으로 추징금 45만원, 남 씨에게는 별도로 추징금 10만원을 선고했다.

남 씨는 서 씨와 함께 2022년 8월 텔레그램으로 구매한 필로폰 0.5g을 술에 타 함께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남 씨는 같은 해 12월 혼자 필로폰 0.2g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서 씨가 같은 해 8월 인스타그램에 남 씨가 마약을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유명 가수, 인플루언서로 여러 팬들이나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행을 했다"며 "남 씨가 이 사건 범행 당시 대마 흡연으로 입건돼 있었고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투약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남 씨에게 동종범죄 처벌 전력이 없고 서 씨가 초범인 점, 이들이 다시 마약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재활 치료 등을 받는 등 단약 의지를 밝힌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남 씨는 재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며 "죄송하다. 매일 같이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회에 선한 영향력 끼치면서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항소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남 씨는 2014∼2016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위너의 멤버였으며 현재는 퇴출된 상태다.

남 씨는 몇달전 젊은층의 마약 문제를 다룬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약을 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약 투약으로 인해 거액의 위약금마저 물게 되면서 5억원의 빚까지 지게 됐고, 카드값 30만원을 납부할 돈마저 없어 미납된 상황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