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석유제품의 블렌딩으로 정유수출시장 ‘청신호’

[헤럴드경제= 이권형기자] 관세청(청장: 고광효)은 산업부국세청과 제도개선 협력을 통해서, 그동안 복잡한 규정과 세금 문제 등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국산 석유제품의 블렌딩(혼합제조)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관세청과 산업부는 관세석유수입부과금 관련 고시를 각각 개정해 오는 22일부터 시행하며, 국세청은 개정된 부가가치세 관련 고시를 지난 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제석유중계업자(Oil-Trader)는 세계 각국에서 구매한 석유제품을 울산여수 등 오일탱크(종합보세구역)에 보관하면서, 최종 소비국의 품질기준에 맞춰 블렌딩해서 판매하는 국제거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유사들은 국산 석유제품이 블렌딩될 경우 원유 수입 시 납부한 석유수입부과금을 환급받을 수 없었고, 부가가치세 환급도 지연되는 등 각종 세금 및 부과금 문제가 있어 국산 석유제품을 블렌딩 목적으로는 공급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유로 국제석유중계업자들은 국내 정유사에서 구매한 국산 석유제품을 모두 싱가포르 등 외국으로 운송해 블렌딩하고, 국내 오일탱크에서는 일본·중국 등에서 반입한 외국산 석유제품만 블렌딩할 수 있었다.

이에, 관세청은 산업부·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각 부처에 흩어져있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냄으로써 국내 오일탱크(종합보세구역)에서 국산 석유제품도 블렌딩할 수 있게 했다.

관세청은 종합보세구역에서 석유제품을 블렌딩 후 수출하는 세부절차를 관련 고시에 마련해 종합보세구역에 반입하는 시점에 정유사가 원유 수입 시 납부한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산업부는 국산 석유제품이 블렌딩을 거쳐 수출될 목적으로 종합보세구역에 공급되는 것을 수출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해 정유사가 곧바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고시를 개정했다.

또한, 국세청도 국제석유중계업자에게 판매된 석유제품이 종합보세구역에 반입되는 시점에 반입확인서로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부가가치세 영세율 고시를 개정했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국산 석유제품의 블렌딩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블렌딩되던 동북아 지역 물량을 국내로 가져올 수 있어, 오일탱크 임대료 상승, 물품취급료·보관료 증가 등 오일탱크 업계에서는 연간 495억원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관세청 마순덕과장(보세산업지원과)은 “국제 석유거래 활성화에 따른 석유제품 운반선의 입출항 증가로 선박 입출항 도선, 선용품 공급, 선박 연료 공급(벙커링) 등 관련 항만산업의 부가가치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오일탱크의 블렌딩 활성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석유거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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