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이 이번주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이번 출장에선 현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과의 만남을 갖고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및 사업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출장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설비투자를 앞두고 일본 소부장 기업들과의 협력관계 강화 및 공급망 점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예고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상위 수준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을 보유한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형태의 메모리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AI 서버처럼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요가 급증한 HBM 부문 경쟁력 제고로 사업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HBM 설비투자를 2.5배 이상 늘리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경기도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지난해 5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약속한 가운데 일본과의 반도체 협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 수출제한 이후 국내 반도체 업계는 빠르게 국산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에서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2022년 기준 삼성의 주요 공급업체 리스트에 기재된 103개 업체 중 일본 기업은 18개사로 한국(48개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장비업체 신카와에 패키징 장비 10여대를 발주했으며 올해도 추가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올해 반도체 장비 판매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 장비협회(SEAJ)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이 올해 대형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며 2024년 반도체 장비 판매액이 4조348억엔(약 36조347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한편, 이번 출장에서 소부장 분야 외 추가 미팅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경계현 사장은 지난 2022년 일본 도쿄에 있는 소니 본사를 방문한 당시 자동차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 계정에 공개하기도 했다. 소니가 혼다와 합작법인 소니혼다모빌리티(SHM)를 설립하고 자율주행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소니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사업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전장 메모리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