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 총’ 쐈다가 감옥갈 판…‘촬영장 총격’ 알렉 볼드윈 취하→기소 무슨 일

배우 알렉 볼드윈. [AFP=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영화 촬영장에서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이 격발돼 촬영감독이 숨진 일과 관련, 배우 알렉 볼드윈이 결국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대배심은 이날 볼드윈을 형사 기소하는 소장을 발부했다.

12명으로 꾸려진 대배심은 전날부터 법원에서 볼드윈을 기소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8명 이상 배심원이 동의해 기소가 결정됐다.

볼드윈이 최종 기소된 건 사건 발생 뒤 약 2년3개월 만이었다.

앞서 2021년 10월 영화 '러스트' 촬영 세트장에서 주연 배우 볼드윈은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던 중 이 총에서 실탄이 발사돼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관할 사법 당국인 뉴멕시코주 검찰은 지난해 1월 볼드윈과 촬영장의 무기류 소품 관리자였던 해나 쿠티에레즈 리드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다 3개월 뒤 볼드윈에 대해선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기소를 취하했다.

볼드윈은 사건 당시 촬영장에서 총에 실탄이 들어있지 않다고 들었고, 방아쇠를 당기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볼드윈에 대한 기소를 취하한 후 권총 해머(공이치기) 각도를 조정하는 안전장치가 부분적으로 제거됐거나 갈려나간 흔적이 있었다며 총의 안전장치가 임의로 개조됐을 가능성을 한동안 조사했다.

당시 검찰은 "총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주 정부 소속의 독립적 전문가에게 보냈다"며 "총이 오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볼드윈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총이 오작동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관련 증거를 대배심에 제출했다.

AP에 따르면 해당 총을 분석한 법의학 전문가 루시엔 하그는 총탄이 발사되려면 방아쇠가 충분히 당겨지거나 눌려야했다며 볼드윈이 방아쇠를 직접 당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뉴멕시코주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8개월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볼드윈의 변호사 루크 니카스와 알렉스 스피로는 성명에서 "우리는 법정에서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촬영 현장에서 쓰인 45구경 콜트 리볼버는 해머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겨 발사하는 싱글액션 방식 권총이다.

NYT는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서 볼드윈이 이 사건 뒤 연기 일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재정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는 징후도 보였다고 했다.

보도를 보면 그는 최근 뉴욕주 롱아일랜드 햄튼스에 보유하고 있던 1만제곱피트(약 929㎡)의 주택을 1900만달러(약 254억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러스트 촬영은 지난해 4월에 재개돼 약 한 달 만에 마무리됐다.

사망한 허친스 촬영감독의 유족은 지난해 볼드윈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은 형사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며 진행이 보류됐다.

한편 '러스트' 조감독이자 사건 당시 볼드윈에게 총을 건넨 사람으로 밝혀진 데이비드 홀스는 무기를 부주의하게 다룬 혐의에 대해 유죄 인정 합의에 서명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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