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 때의 소수종목 집중율 33.2%에 육박”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문 거래원이 증시 상황을 살피며 거래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유사해 주가 하락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매그니피센트 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을 포함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USA 지수 상위 10개 종목이 뉴욕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 29.3%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6월의 비중 최고점 33.2%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또 일반적으로 상위 10개 종목이 평균 6개 업종을 대표하는 데 비해 지금은 4개 업종에 쏠려 있다.
JP모건은 “지금 시장은 2000년 인터넷 주식을 둘러싸고 투기 광풍이 불었을 때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정 종목에 쏠림현상이 있다는 것은 2024년 주식 시장에 현존하는 분명한 위험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국 주식의 상승을 아주 일부 종목이 이끌었다는 것은 이들 주식의 하락이 주식 시장 전체를 끌어내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인데 이어 기준금리 조기 인하 베팅이 주가 상승세를 가속화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정점 당시가 훨씬 극단적 가격을 보이긴 했지만 지금 상위 10개 종목 가격도 나머지 종목들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많이 상승한 주가는 쏠림현상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최근 시장의 움직임과 심한 투자 쏠림 현상을 감안할 때 주가 하락이 현실화할 수 있으며, 이는 상위 10개 종목이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