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폭을 2조원 대까지 줄였다. 메모리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로 D램 사업은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동안 부진을 야기한 과잉재고가 개선되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 본격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조78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속에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3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가전·영상 부문의 적자와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 둔화로 고전했지만 메모리 실적 개선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로 전 분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258조9400억원, 6조57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4.3%, 84.9% 줄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4분기 2조1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을 적자를 낸 이후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으로 손실이 지속됐으나 4분기 들어 적자 폭을 2조원 대까지 줄이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1조69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D램은 재고 수준이 크게 개선되면서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C·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DDR5·LPDDR5X·UFS4.0 등의 판매가 대폭 늘었다.
시스템LSI 역시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된 결과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이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4분기 매출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세트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 경험) 사업의 경우 4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VD(영상)·가전은 4분기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전년 및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의 경우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개선됐지만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둔화됐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에 적기 대응하고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해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황과 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프리미엄 리더십과 첨단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기술 준비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동일하게 유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