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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미 증시 시가총액 3위 기업에 올라섰다. 전날 아마존을 제치고 미 증시 시총 4위 기업으로 도약했던 엔비디아는 불과 하루 만에 다시 한 계단 더 뛰어오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전날 예상치를 웃도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인한 충격을 하루 만에 떨쳐내고 일제히 반등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대비 2.46%(17.72달러) 급등한 739.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1조8250억달러를 기록, 1조8210억달러에 그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총 3위 기업에 등극했다. 알파벳 주가 역시 1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55%(0.80달러) 오른 145.94달러로 장을 마쳤지만,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에 시총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앞서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엔비디아는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4위에 오른 바 있다. 1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아마존 주가는 전날 보다 1.39%(2.34달러) 오른 170.98달러를 기록했다. 시총은 1조7760억달러로 3위 엔비디아와 4위 알파벳에 크게 뒤처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3.42%(257.32달러)나 오른 바 있다. 단기간 내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미 월가(街)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잇따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12일(현지시간) 멜리우스리서치와 UBS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각각 750달러에서 920달러, 580달러에서 8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13일(현지시간)엔 미즈호가 625달러에서 825달러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고, 14일(현지시간)엔 서스퀴하나가 625달러에서 850달러로 주가 목표치를 상향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마감한 엔비디아 분기 매출이 AI 반도체 매출폭증세에 힘입어 3배 넘게 폭증한 203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조정치를 감안한 순익은 5배 넘게 증가한 11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52포인트(0.40%) 오른 38,424.2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45포인트(0.96%) 상승한 5,000.6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3.55포인트(1.30%) 오른 15,859.1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전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차익실현의 빌미로 삼았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기를 재조정하면서도 1월 물가에 대한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반등을 모색했다.
전날 다우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S&P500지수도 5000선 아래에서 마감했으나 이날은 5000을 웃도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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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에 주목했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I) 주최 행사에서 굴스비 총재는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1월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에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CPI는 3%를 웃돌았지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미 중앙은행(Fed·연방준비제도) 연간 목표치인 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도매 물가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이전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수정된 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됐던 0.1% 하락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번 수치는 계절적 조정 요인을 재산정하면서 수정됐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주목했다.
리프트의 주가는 이익률 전망치 발표 오류에도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35% 이상 올랐다. 에어비앤비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1% 이상 하락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분기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이 판매량 감소로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S&P500지수 내 필수소비재, 에너지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산업, 통신, 기술, 임의 소비재 관련주가 1% 이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에 우버의 주가는 최대 7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에 14% 이상 올랐다. 로빈후드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3%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14일(현지시간) 반등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조정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란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씨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한 경제지표로 끊임없이 후퇴하고,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다소 느림에도 주가가 그동안 상승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예상보다 강한 실적과 인공지능(AI) 낙관론이 랠리의 주요 동인이었지만, 매그니피센트7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극단적 수준에 다다르면서 “조정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미 CPI 발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폭도 작아질 것이란 의견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인하는 6월에 시작될 것이라며 시장은 올해 인하 폭도 “엄청나게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금리 인하 폭이 50bp(1bp=0.01%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시장의 대표 강세론자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전일 뉴욕증시의 급락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었다”며, 증시가 올해 상반기 고점을 아직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일 CPI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꺾이지 않았으며, 아직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연준 내에선 피벗 신중론에 힘을 싣는 발언도 추가적으로 나왔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문 부의장은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비자물가는 2%로 향하는 길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 부의장은 연설에서 “연방기금금리를 낮추는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계속 좋은 지표를 봐야 한다”며 금리 인하에 있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다른 당국자들이 언급해온 것처럼 “신중한 접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39.3%에 달했다.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0.4%에 달했다.
간밤 미 증시의 강세가 국내 증시엔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선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5일 코스피 지수가 0.4~0.8%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커진 가운데 ‘테마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코스닥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