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베니스비엔날레는 1895년 세계 최초로 시작된 이래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큰 권위와 영향력을 가진 비엔날레로서 비엔날레의 어머니라 불린다.
본관전시, 국가관 전시, Colleteral Event(협업전시)로 구성된 베니스비엔날레에는 각 나라 의 문화부에서 선정된 극소수의 작가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올림픽이라 불린다. 그래서 국제 현대미술 전시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세계적으로도 최정상 작가 중 한명으로서 공인된다.
흙의 화가로 유명한 소일아트 조도중 화백(77)이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공식 참가한다. 조도중은 흙을 매개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의 선구자다. 그는 Earth Painting혹은 soil art로 알려진 미술의 규범에 도전하는 스타일을 개발해 세계미술사에 미술의 새 장르를 개척한 한국인으로서 미국과 유럽에 알려져 있다.
영감과 실험에서 꽃피운 조도중의 작품은 흙이 인류에게 자연스러운 영원성을 준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으로 조 화백은 관객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의 그림을 통해 경험한 자연과의 연결이 생생해 색상, 질감, 냄새 및 온도를 통해 재료를 인식할 수 있다. 흙은 모든 사람에게 친숙한 요소여서 고향에 대한 경험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스위스아트엑스포 (취리히) 2021년 사진. [사진=조도중 화백] |
2021년 조 화백이 Agora gallery의 초청으로 뉴욕에서 그의 첫 해외 전시를 치를 때 만해도 그가 베니스비엔날레까지 진출 할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작가는 77세에 이르도록 작업 외의 일상적인 생활조차도 관심이 없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항상 손에 붓이 들려있지만 많은 작품을 내놓지는 않는다.
그래서 국내 미술컬렉터들이 조 화백의 작품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나 해외미술관계자들은 흙 예술의 독창성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조도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신만의 예술인 Soil Art의 매우 특별한 선구자다.
스위스아트엑스포 창시자 페트리샤 젠 클로젠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이미 그의 작품 속에 담겨져 펼쳐져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색상과 형태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숨 막히는 매력. 화가의 그림을 보면 흙이 이렇게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아트엑스포, XIV플로렌스비엔날레, 라구사대성당뮤지엄(Museo della Cattedrale di Ragusa) 전시를 비롯해 지난 3년간 약 30여 번의 해외전시를 치르며 유명해지자 유럽의 미술사학자들은 그의 작품을 역사적 관점에서 비평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는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라는 운동이 등장했다.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 대조를 이루며, 예술 작품 창작에 ‘유리하지 않은’ 재료 나무, 흙, 헝겊, 또는 산업폐기물 등을 활용한 아르테 포베라의 목표는 예술의 원형으로의 회귀였다.
196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젊은 미술가 조도중이 제16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루는 일차적인 물질을 땅에서 찾았다. 이탈리아의 아르테 포베라처럼 그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에서 벗어나 있었고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와는 반대로 그는 전통적인 색상의 사용을 유지했다.
Beatrice Cordano 이탈리아 미술사학자는 “조도중은 한국의 예술가이자 자신의 예술언어인 soilart 예술 분야의 선구자로서 간주된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사진=조도중 화백] |
조 화백은 특히 이탈리아에서 주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어쩌면 한국에서 보다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더 유명하다.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베니스비엔날레의 해외 국가관 큐에이터가 로마아트엑스로가 치러진 palazzo velli expo 전시장에 들렀고 그렇게 조도중은 해외 국가관을 통해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참가하게 됐다. 그는 전 세계 미술 분야에 거장이 된 것이다.
조도중의 인스타그램에서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거장이라는 소개 대신 ‘흙은 어머니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달았다. 그는 가장 한국적이며 가장 범인류적인 소재를 만들었고 변하지 않는 흙처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세계적인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조도중의 소일아트가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동안 전세계의 미술 거장들과 미술관계자들에게 어떻게 또 다시 평가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비엔날레에 전시될 작품 중 하나 인 knar_Forest Fairy (숲의요정) 재료 : 캔버스 위에 흙. [사진=조도중 화백] |
한편 189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60회를 맞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로버트시큐토(Roberto cicutto)와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 총 감독하에 〈포리너스 에브리웨어(atranieri Ovunque-Foreigners Everywhere)라는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