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부 ‘오해 풀자’ 서둘러 봉합…정부 대응책 주목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왼쪽)과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브리핑 도중에 포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정부가 4·10 총선 이후 의대 증원 관련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의정갈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의료개혁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던 정부는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인적 쇄신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사이 의대 증원 저지에 관한 노선 차이로 내홍을 겪었던 의료계는 화해모드로 전환했다. 의대 개강과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수순이 다가오는 가운데 향후 정부의 대응이 관심이 쏠린다.

1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총선을 전후로 의대 증원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에 이어 대통령실 주요 참모진들도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는 ‘총선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인적 쇄신 등 조직 전반의 전열을 가다듬은 뒤 의료개혁 드라이브를 다시 가동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 진행해 오던 의사 집단행동 관련 정례브리핑도 중단됐으며 참고자료로 대체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은 전날 오후에 돌연 취소됐다. 그동안 정부는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중대본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통해 의료개혁 필요성을 알려왔다.

정부 안팎으로는 정부가 여당의 선거 패배를 계기로 의사들과 대화에 나서며 증원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강경책으로 돌아서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해 행정·사법 처분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총선 후유증을 겪는 사이,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으려고 애쓰고 있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제8차 비대위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임현택 회장) 당선인께서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그간 비대위와 당선인과의 소통에 (비대위가) 조금 부족했던 점을 말씀드렸다”며 “지금 의협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 당선인과 저희들은 뜻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고, 남은 기간 동안 비대위는 차기 집행부에 인수인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당선인도 김 위원장과 같은 자리에 참석해 “그동안 대외적으로 조금 소동이 있었다. 의협 비대위와 차기 집행부 간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며 “오늘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소통을 충분히 많이 했고 14만 의사들 모두가 이제는 하나라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최근 불거진 전공의-교수 간 내홍도 단순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수습에 나섰다. 지난 12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한 칼럼을 인용하면서 “교수들은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는 주장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약간의 해프닝 정도로 받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특별히 교수들을 비난하거나 병원을 비난하거나 그럴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나올 전향적인 입장 발표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총선 결과를 정부가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대통령 담화문에 이런 내용들이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의 여파로 발생한 행정 처분 등의 시한도 다가오고 있다. 김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의 이유로 이날부터 3개월간 의사면허가 정지된다. 김 위원장이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서울행정법원에서 지난 11일 기각됐다.

한편, 정부는 비상진료체계에서 투입된 진료보조(PA) 간호사에 대한 교육을 오는 18일부터 실시한다. 신규배치 예정인 진료지원 간호사 등 50명과 각 병원에서 교육을 담당할 간호사 50명에 대해 교육이 이뤄진다.

의료 개혁 과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토론회도 이어간다. 정부는 오는 18일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 방안’를 열고 간호사의 역량을 제고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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