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지연 전망 …“돈 빌린 기업·가정 부담 더 커지겠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이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의 여파가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데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하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 시장이 예상 밖으로 위축된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화 여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일 때까지 현 5.25∼5.50%인 기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관련해 미국 CNN방송은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수록 소비자들은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자동차 대출, 카드 신용대출 등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UBS 글로벌 자산 관리의 브라이언 로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현 금리의 유지는 궁극적으로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 지출, 기업 투자,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렌스 윤 전미부동산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를 맴도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채권 수익률이나 인플레이션 등 다른 요인을 반영하지만 연준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다만 고용시장 호조와 주택수요 등의 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단기적인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현재의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0.41포인트(-0.21%) 내린 5051.4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77포인트(-0.12%) 내린 1만5865.25에 마감했다.

30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 급등에 힘입어 63.86포인트(0.17%) 상승한 3만7798.97에 마감, 전날까지 이어진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가까스로 끝냈다.

이날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 중 한때 5.01%로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66%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3bp(1bp=0.01%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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