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LLM 적용 삼성 빅스비 7월 출격”…일상 대화로도 가전 다룬다

한종희(앞줄 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태문(앞줄 왼쪽 첫번째) MX(모바일경험)부문 사업부장 사장 등과 삼성전자 유로쿠치나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밀라노)=정태일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7월 일상 수준의 대화를 통해 음성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모델을 선보인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X(기기 경험) 부문장은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밀라노 디자인 위크’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7월이 되면 LLM(거대언어모델)이 적용된 빅스비가 나온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서 개최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연내 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한 부회장이 이번 밀라노 전시를 통해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언급해 주목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일환으로 열리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를 통해 사용자가 음성 명령을 말하면, 다양한 주변 기기가 이를 인식하고 다른 기기에 전달하는 등 집안 어디서나 더 자유롭게 제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여기에 LLM이 적용된 빅스비가 실제 활용되면 사람과 대화하듯 더욱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도 가능해진다. 기존에 학습되지 않은 지시나 복잡한 명령어를 알아듣고, 이전 대화를 기억하며 연속으로 이어서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유로쿠치나에서 AI 가전과 유럽 특화 빌트인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한 부회장은 “외출할 때 빅스비한테 ‘나 나갈게’라고만 해도 알아서 TV와 불을 끄고 외출 온도로 설정하거나, 반대로 ‘곧 도착해’라고 하면 집안 온도를 계절에 맞게 미리 설정하는 등 LLM이 적용된 빅스비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고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는 곧 삼성만의 차별적인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만큼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커넥티비티(연결성)가 중요하다”며 “제품 연결을 잘하면 애플과도 충분히 겨뤄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소비자들이 불편한 일, 하기 싫은 일을 해소시켜 주는 것 즉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찾아 없애는 것이 삼성의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애플도 오는 6월 연례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자체 개발 LLM 기반 생성형 AI 기능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와의 ‘온디바이스 AI’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AI는 시장에서 거래를 결정하는 주요 포인트이기도 하다. 한 부회장은 “AI 시대에 소비자들 경험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거래선들도 CX(고객경험)에 대해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에너지 절약과 함께 시니어·펫·헬스 등의 케어 서비스 관련 기기가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M&A 추진 현황에 대해 한 부회장은 “대형 M&A 성사를 위해 VD(영상디스플레이), DA(디지털 가전), 네트워크 심지어 의료기기 사업부에서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당장 결과로 나오지 않는 까닭은 상대방이 인수 금액을 더 높이거나 국가 대 국가 관계까지 내다봐야 하는 측면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슨콘트롤즈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수한다 안 한다라고 답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60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다국적기업 존슨콘트롤즈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생활가전(DA)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1등을 못 하고 있지만, (TV와 휴대폰의) 후광을 받고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결 경험을 주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전 사업이 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제품을 내놓으면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13∼14주가 걸렸는데 6주로 확 줄었다. 그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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