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님’이 어때서… 화난 말레이 불교계 “무조건 막아야”

대만에서 열리는 나이트클럽 행사·‘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S20’에 초대받은 뉴진스님.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국내에서 화제를 모은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말레이시아 불교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승려 복장으로 디제잉 공연을 펼쳐 한국에서 '힙한 불교'를 만드는 역할로 불교계 지지를 받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입국을 막아달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현지 매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윤성호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퍼진 뒤 현지 불교계와 정치권 등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중국계 위 카 시옹 의원은 뉴진스님 공연이 말레이시아 불교계를 화나게 했다며 불교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교의 신성함을 존중하고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화합을 지키기 위해 한국인 DJ(뉴진스님) 입국을 막으라고 지시할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그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뉴진스님의 21일 쿠알라룸푸르 공연은 취소됐으나, 21일 말라카에서 열리는 공연에 초청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뉴진'이라는 법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말레이시아 청년불자협회(YBAM)는 뉴진스님 공연이 불교적 삶의 방식을 해치고 무례를 범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유흥 장소에서 승려를 흉내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말레이시아 클럽에서 뉴진스님이 다시 공연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다종교 사회다. 이슬람이 국교이지만 종교 자유는 보장된다.

뉴진스님은 말레이시아와는 달리 국내 불교계에서는 환영받는 존재다. 개그만 윤성호는 승려처럼 삭발한 헤어스타일로 20년간 활동해온 개그맨이다. 불교 신자였다는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연등놀이 때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파티 DJ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은 뒤 '뉴진스님'이라는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도 뉴진스님으로 디제잉 공연을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