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중국이 아랍권 국가들과 함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 독립'을 촉구하면서 돈독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3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협력포럼 제10차 장관급 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동은 발전하는 비옥한 땅이지만 이 땅 위에선 전쟁의 불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쟁이 무한히 계속돼선 안 되고, 정의가 영원히 부재해서도 안 되며, '두 국가 방안'을 마음대로 흔들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1967년 경계를 기초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완전한 주권을 누리는 독립된 팔레스타인 건설을 굳게 지지한다"며 "팔레스타인이 유엔(UN) 정식 회원국이 되는 것과 더 크고 더 권위와 효과가 있는 국제평화회의를 소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앞서 제공한 1억위안(약 190억원)의 긴급 인도주의 원조에 더해 5억위안(약 950억원)의 원조를 추가로 해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완화와 전후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보호기구(UNRWA)의 가자지구 긴급 인도주의 원조 사업 지원을 위해 300만달러(약 41억원)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번 회의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라크·리비아·알제리·모리타니·시리아·수단·예멘 등의 외교장관들과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잇달아 만나 '즉각 휴전'에 관한 중국과 아랍 국가들의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은 중국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 ▲ 더 활력 있는 혁신 주도 구조 ▲ 더 규모 있는 투자·금융 구조 ▲ 더 입체적인 에너지 협력 구조 ▲ 더 균형 잡힌 경제·무역 호혜 구조 ▲ 더 광범위한 인문 교류 구조 등 다섯 가지 협력 구조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앞으로 아랍 국가들과 생명·건강·인공지능(AI)·녹색 저탄소·현대화된 농업·우주·정보 등 분야에서 10개의 공동 실험실을 만들고, 유인 우주비행과 민용 항공기 등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랍 국가들이 중국에서 '판다 본드'(외국 정부·기관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를 발행하는 것과 아랍 은행들이 위안화 국경 간 결제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고, 아랍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교류도 심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석유·가스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공급·시장 안전을 서로 연결하고, 중국 에너지 기업·금융기관들이 아랍 국가 내 300만㎾(킬로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2026년 제2차 중국-아랍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