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라파를 주목’…SNS서 5000만번 공유된 이 포스터는?

‘모두가 라파를 주시한다’(All eyes on Rafah)라고 적힌 AI 생성 포스터. 해당 포스터는 인스타그램에서 5000만건 이상 공유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공격을 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팔레스타인 지지 포스터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넓은 사막 지대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촌 한 가운데 ‘모두가 라파를 주시한다’(All eyes on Rafah)라고 적힌 포스터가 인스타그램에서 급속히 퍼졌다.

라파는 한때 10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유입됐던 지역이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해당 도시를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지목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대규모 군사작전을 위협해 왔다.

이스라엘은 최근 라파의 한 난민촌을 오폭해 최소 45명의 민간인이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인의 관심이 라파에 몰려 있는 가운데 ‘shahv4012’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말레이시아 예술가가 AI로 생성해 공유한 이 포스터는 5000만건 이상 공유됐다.

영국 BBC방송은 팝스타 두아 리파, 미국 배우 마크 러팔로 등 유명인들도 이를 실어 나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포스터에 쓰인 ‘모두 라파를 주시한다’는 문구는 최근 몇 달 동안 가자지구 전쟁 반대 집회의 피켓과 이미지 등에 널리 쓰였다. 이 문구는 리처드 피퍼콘 세계보건기구(WHO) 팔레스타인 구호 책임자가 라파를 공격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한 언급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수많은 사용자가 포스터를 공유하며 팔레스타인에 연대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됐다. 현실을 모호하게 묘사한 이미지로는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제대로 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맥매스터대 부교수 파이자 히르지는 포스터가 “분쟁 지역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이미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에 일종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게시물 퍼 나르기가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생물학자이자 활동가인 아예사 칸 박사는 “보여주기식 결집이나 상징적인 집회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며 “하루에 게시물 한 개를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위안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가 헤벤 니가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포스터에 팔레스타인이나 가자지구와 같은 핵심 단어가 빠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라파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공유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반면 해당 포스터가 시체나 피 등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라파에 대해 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영국 글래스고대 폴 라일리 박사는 포스터의 다소 정제된 묘사는 공유 가능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며 인스타그램 이용 방침상 삭제될 수 있는 이미지를 포함하지 않고도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히르지 교수는 “이미지를 공유하는 동기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외면하지 말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척 할 수 없다’고 촉구하기 위해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