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휴진 동참…17일 이후 의료대란 빚어지나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앞둔 가운데 1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총파업)에 속속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12일 오후께 전면 휴진 외 추가 휴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도 이날 오후 공개된다.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발표한 서울의대처럼 ‘빅5’ 병원들이 동맹 휴진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려있다.

▶울산의대 교수들, 추가휴진 결의 가능성 높아

1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소속 교수 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고, 오는 18일 의협의 전면 휴진 동참 외 추가로 휴진을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교수들의 뜻이 추가 휴진을 하는 방향으로 모이면, 휴진 기간은 이미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결의한 서울의대와 마찬가지로 18일 하루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울산의대 소속 A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설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 조심스럽지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교수들 뜻이 찬성 쪽으로 모아질 거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나가게 된 현 상황은 정부에 원인이 있다”며 “정부는 계속 압박을 하고 족쇄를 채우려 하는데, 교수들 입장에서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울산의대 소속 B교수는 “18일 예정된 전면 휴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 결과가 나오면 공지를 할 예정”이라며 “다만 추가 휴진을 하는 방안은 교수들과 내부에서 더 논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 말했다. 당장 이날 오후 공개되는 설문결과엔 18일 휴진 결의만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학교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의대 교수들, 18일 전면 휴진 속속 동참

이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지난 6일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이달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가톨릭의대,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의협의 전면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연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별도로 전면 휴진 참여에 관한 논의를 하진 않았지만, 교수들 모두 의협 회원인 만큼 전면 휴진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지난 10~11일 진행된 투표를 거쳐 전면 휴진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휴진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오후 정기총회를 열고 18일로 예고된 전면 휴진에 동참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의협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4~7일 집단행동에 관한 설문을 한 결과 대정부 투쟁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8일 전면 휴진 및 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동네 병원들도 문 닫나?…시민들 ‘촉각’

오는 18일로 예정된 전면 휴진에 동네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이 대거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의료파업에선 개원의들의 파업 참여율은 10% 안팎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의정갈등의 원인이 정부에 있다는 판단이 의료계 내에서 팽배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에 비해 진료를 하루만 쉬어도 손해가 클 수 있는 개원가에서는 쉽게 진료를 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시민들은 동네 병의원들의 휴진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부에선 환자들의 상황에 따라 불편이 커질 거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출산을 앞둔 산모 C씨는 “예정일이 임박한 상황인데 동네의원들도 휴진을 한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몸도, 마음도 모두 무거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면 휴진 참여는 의협 차원에서 독려를 하고 있지만, 정부가 불통으로 일관하는 만큼 개원의들도 휴진에 참여하겠다는 컨센선스는 이뤄져 있는 상황”이라며 “동네 병의원의 휴진이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네 병의원에선 충분히 환자와 약 처방에 대한 조정이 가능하다”며 “대학병원에선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운영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하루 동안 휴진하는 것에 따른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동네 병의원의 차원을 넘어 대학병원들까지 휴진에 대거 동참할 경우 환자 피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중증 환자들 사이에선 응급환자 또는 수술환자를 언급하며 의료계의 전면 휴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암 환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남성 D씨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암 환자들은 무슨 죄가 있냐”며 “지금 초진을 예약하면 10월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암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지금도 하루 하루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0일 ‘의사 집단휴진에 대한 입장’을 내고 “환자 생명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환자들은 속수무책이고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며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12일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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