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나뭇가지도 돈 된다?”…산림 폐기물로 ‘전기’ 생산 성공

연구진이 농업, 산림 폐기물 증기 폭쇄 기반 반탄화 반응기를 운전하고 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벌목 후 남은 잔가지, 칡덩굴 등 산림 폐기물이 전기 만드는 탄소중립 연료로 재탄생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 연구진이 산림, 농업 폐기물인 벌목 부산물, 칡덩굴, 버섯 폐배지를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 가능한 고체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는 목재, 임업 부산물을 파쇄, 가공해 작은 펠릿(원통형)이나 칩 형태로 만들어 화력발전소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며 성장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원료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매스 기반 발전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옥수수와 같은 식량자원이 사용됐으나 식량안보 문제가 제기되며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기술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톱밥으로 만든 목재 펠릿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가열과 건조를 기반으로 하는 반탄화 공정으로 바이오연료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3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며 건조 과정에서 열량이 손실되고 무기질(칼륨, 나트륨)이 발생해 설비가 부식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건조 방식 대신 증기를 이용한 습식 공정을 개발해 무기질 발생은 줄이고, 원료의 열량 손실률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그동안 건식 반탄화 공정에 적용하기 어려워 폐기하거나 방치했던 벌목 부산물, 칡덩굴, 버섯 폐배지까지 활용해 원료의 다변화를 꾀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정을 이용하면 기존 반탄화 공정보다 낮은 온도인 200도에 원료를 투입하고 15분가량 증기에 노출함으로써 화학적 결합을 낮추고 쉽게 분해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후 순간적으로 압력을 떨어뜨리면 원료는 더 작은 입자로 나뉘게 돼 펠릿 모양으로 만들기 용이해진다.

작은 입자가 된 바이오매스는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치에 넣어 펠릿 모양으로 압축한다. 마지막으로 펠릿이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화학적 조성, 온도, 압력, 지름과 길이에 대한 압축비를 다양하게 조합하면 고른 품질을 가진 효율적인 펠릿이 만들어진다.

증기폭쇄 기반 반탄화 원료 공정 모식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 과정을 거쳐 생산된 바이오연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온도와 시간이 증가할수록 연소 효율을 저해하는 헤미셀룰로오스, 무기물 함량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연료의 고위 발열량은 최대 22.0 M/kg, 에너지 회수율은 최대 95%까지 증가해 증기 기반 습식 공정이 폐 바이오매스 활용에 가장 효과적인 공정임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민경선 박사는 “세계적으로 바이오연료는 기후 위기, 자원 고갈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농업, 산림폐기물을 화력발전소에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만드는 이번 기술은 폐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업사이클링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농업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소스 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