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대표직 사임을 밝힌 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여부부터 고민하는 모양새지만 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화 하면서 밝힐 메시지 등 정국 구상에 들어간 모습이다. 당 내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기에 출마와 동시에 연임은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대권이 궁극적 목표인 이 대표로선 외연 확장과 중도층 끌어안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당내 전망이 나온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7시 인천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인천 계양구을 지역당원대회에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참석했다. 계양구을은 이 전 대표의 지역구로, 이 자리에서 당원들과 인사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이 전 대표의 외부 일정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사임 후 지방이나 특별한 장소가 아닌 주로 자택에 머물며 정국 구상 중이라고 한다. 이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기본적으로 당대표 출마 여부를 비롯해 정국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 대표로선 맨 먼저 당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불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 스스로도 사임을 밝히는 자리에서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기 전 연임 도전을 공식화 하면서 전할 연임 당위성 내지 이유를 구체화 하는 데 구상의 초점이 우선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례적 대표직 연임에 곱지 않은 시선도 당 안팎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출마한다면 연임 수순으로 이어진다는 점 또한 당 내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 대한 방향성과 비전을 찾는 작업도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를 상징하고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과도 연결되는 일이다.
나아가 다음 대표 임기와 이어지는 ‘대선 플랜’ 관련 고민도 정국 구상에 포함에 포함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궁극적으로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로선 원내 1당인 야당대표를 넘어 국정 책임 지도자로서 면모를 보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장기적 방안을 모색하는 데도 공을 들일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연임을 생각하는 건 결국 대선과 연결되는 것인데 이건 중도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가와 연결된다”며 “권리당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중도층이 원하는 것을 듣고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런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세제 개편을 비롯한 정책적 측면에서 이 전 대표가 중도 확장을 위해 생각해볼 지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과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당 내 당원권 강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대선을 생각해야 하는 이 전 대표로선 중도층 끌어안기에도 골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 내에선 당대표 후보 등록 시점에 맞춰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 전 대표가 하루 이틀 사이 급하게 다시 공개 행보를 시작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후보 등록은 이르면 다음주로 예측되는데, 전당대회를 위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갓 꾸려진 상황이어서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