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에 진통제 없이 잠 못 자
통산 3승, 올 시즌 한국선수 첫승
“몇년간 힘든 시기…가족 고마워”
![]() |
| 대한민국의 이미향이 8일 중국 하이난성 링수이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 골프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 |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베테랑 이미향(32)이 무려 8년 8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으며 어둡고 긴 터널을 뚫고 다시 빛을 봤다.
이미향은 8일까지 중국 하이난성 젠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총상금 260만달러)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2위 장웨이웨이(중국·10언더파 278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7년 7월 스코틀랜드오픈 이후 8년 8개월 만에 나온 이미향의 LPGA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아울러 올시즌 LPGA 한국 선수 첫 승이다. 블루베이 LPGA에선 2015년 김세영 이후 1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로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미향은 2014년 미즈노 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렸고, 이후에도 스코틀랜드오픈 우승 등 꾸준히 활동하다가 2021~2022년 상금 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나며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부터 상금랭킹 78위, 2024년엔 55위로 반등한 그는 지난해엔 3차례 톱10에 드는 등 상금 순위도 50위로 더 올랐으나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서는 지난해 가을 덮친 어깨 부상이 계속 괴롭혔다. 지난달 혼다 타일랜드 공동 24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58위에 올랐던 이미향은 이번 대회에서도 어깨 통증을 달고 뛰었다. 7일 3라운드 이후 그는 “약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다. 내일도 버텨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앞선 선두를 달리던 이미향은 이날 최종 라운드 전반에만 더블 보기 2개로 4타를 잃었다가 후반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적어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 |
| 이미향이 지난 6일 중국 남부 하이난섬 링수이의 젠레이크 블루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26 LPGA 블루베이 골프대회 2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 |
이미향은 3타를 줄인 장웨이웨이가 동타로 먼저 경기를 마친 뒤에도 부상이 무색한 뒷심을 발휘했다. 17번 홀(파4)에서 어려운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웨지 샷을 정확히 붙이며 버디를 낚아 완벽하게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이미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승의 감정을 잊고 지냈기에 정말 다시 하고 싶었다. 캐디와 함께 인내심을 갖고 임했다”면서 “전반 두 번의 더블 보기가 나와서 무척 힘들었지만 후반에 계속 싸워 나가면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기록했다. 스스로 정말 자랑스럽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여전히 믿어지지 않고, 손이 떨린다”며 눈물을 글썽인 이미향은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아버지와 캐디, 코치, 친구들, 가족들, 늘 내게 긍정적인 말을 해준 동료들이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이번 시즌 ‘슈퍼 루키’ 황유민의 가세 등으로 기대를 모으는 한국 여자 골프는 이미향이 펼쳐낸 드라마 덕분에 2026시즌 4번째 대회 만에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최혜진은 이날만 샷 이글을 두 차례나 기록했으나 두 타를 잃어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김아림, 류위(중국), 지난해 우승자 다케다 리오(일본)와 공동 5위로 마쳤다.
신인 황유민은 4타를 잃어 신지은 등과 공동 18위(1언더파 287타)에 자리했고, 이번 대회로 LPGA 투어 데뷔전에 나선 루키 이동은은 공동 39위(4오버파 292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