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에 위치한 웨스트오버 고등학교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두고 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하차가 현실화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대타’ 후보로 관측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사퇴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제하의 기사에서 “민주당원 다수는 이미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라고 평가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일부 고위 민주당 관계자들은 해리스를 바이든의 가장 유력한 대체자로 공개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외신들은 보다 확실한 대안이 고안된다면 이러한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WP는 “바이든의 부통령이자 러닝메이트라는 이유만으로 해리스의 지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다른 후보를 중심으로 뭉친다면 민주당은 다른 후임자를 투입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 이외 거론되는 인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있다. 그는 대선 출마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의 등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외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WP와 ABC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5~9일 민주당 성향의 미국인 12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안 후보’가 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다.
뉴섬 주지사를 지목한 응답자는 7%였고, 오바마 여사는 4%, 부티지지 장관과 휘트머 주지사는 3%를 기록했다.
다만 ‘모른다’는 응답이 15%, 무응답이 31%로 각각 집계돼 민주당 지지자 다수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경우를 전제로, 그를 대신해 부통령 후보가 될 인물이 누가 있는지를 놓고도 다양한 하마평이 나온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그와 함께할 부통령 후보로 6명을 소개했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첫번째다. 46세인 버시어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 교체 카드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현재 미국에서 인기 있는 주지사 중 한명이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 중 하나인 켄터키에서 지난해 재선에 승리하며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경선에 함께 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젊은’ 후보로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두번째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있다.
67세인 그는 2016년과 2020년 주지사로 선출됐다. 쿠퍼 주지사가 합류할 경우 민주당은 2008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더힐은 설명했다. 바이든 캠프와 가까운 두명의 소식통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쿠퍼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물은 이미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가능 인물로 자주 거론됐던 조시 샤피로(51)이다.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로 불리는 그는 미국의 주요 경합 주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맡고 있다.
샤피로 주지사는 지난해 필라델피아 교량 붕괴 사고 후 수리에 700만달러를 투자했고, 공화당이 우위인 주의회와 협력에 성공해 초당적 예산 합의를 끌어냈다.
이외에 J.B. 프리츠커(59) 일리노이 주지사와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휘트머 주지사, 뉴섬 주지사가 있다.
프리크처 주지사는 지난달 말 바이든 대통령의 첫 TV 토론의 부진 후에도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해왔지만, 최근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하겠다. 현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휘트머 주지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다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여성이라는 점은 일부 선거인단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섬 주지사는 민주당 내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그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대선에 나설 경우 2명이 모두 캘리포니아주 거주자란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미 헌법은 같은 주 출신이 정·부통령 출마를 제한하고 있다.
한명이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만, 이 방법이 두 후보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 공화당은 캘리포니아주의 자유주의, 엘리트주의 성격을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