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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상장된 미국 대형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ETF 상위 10위권 내에 미국 대형 기술주를 담고 있는 상품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가 88억원으로 2위, 'KODEX 미국 반도체 MV'가 24억원으로 8위, 'TIGER 미국 S&P500'이 22억원으로 9위를 기록했다.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와 'TIGER 미국 S&P500'의 구성 종목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등이고, 'KODEX 미국 반도체 MV'는 엔비디아와 인텔, ASML, 퀄컴 등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를 22일 하루에만 251억원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빅테크 ETF가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던 것과는 대비된다.
지난 1∼19일 외국인 투자자는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를 821억원, 'TIGER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나스닥'을 286억원, 'TIGER 글로벌 혁신 블루칩 TOP10'을 86억원 순매도했다.
이들 ETF의 순매도 순위는 각각 1위, 2위, 6위다.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대형 기술주 ETF의 쇼핑을 재개한 이유는 최근 조정을 받았던 빅테크 주가가 호실적 기대감에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엔비디아(4.76%)를 필두로 메타(2.23%), 알파벳(2.21%) 등 대형 기술주들이 반등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마켓츠 라이브 펄스' 설문 조사에 응답한 463명 중 63%가 테슬라, 알파벳 등의 실적 발표로 S&P500 지수가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석 달 전(62.6%)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고, 2023년 1월의 33.7%에 비해선 거의 두 배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알파벳과 퀄컴 등의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 및 최근 낙폭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미국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중국 시장용 플래그십 AI(인공지능) 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로이터를 통해 보도되며 주가가 상승했다"면서 "주요 IB(투자은행)의 TP(목표주가) 상향 또한 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진단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도 "IT(정보기술)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을 비롯한 성장주가 증시 반등을 주도했다. 다가오는 대형 성장주 실적에 대한 기대와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용 칩 개발 소식 등 펀더멘털에 다시 집중한 것"이라면서 "대선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에도 이익 전망의 우상향은 계속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