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겨냥한 신작 4편이 한꺼번에 극장에서 개봉한 가운데, 초반 승기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SF 공포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이 잡았다.
1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살벌해진 공포로 돌아온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개봉일 첫날인 전날부터 9만5000여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매출액 점유율은 23.7%다.
이 영화는 SF(Science Fiction) 영화의 전설로 꼽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로, 이번에는 이 시리즈의 광팬인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979년 개봉한 1편(한국 1987년 개봉)과 1986년 개봉한 2편 사이의 시간을 다룬다. 2142년 초거대기업 ‘웨이랜드 유타니’가 개척한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기지에 도착한 뒤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면서 생존을 위한 차열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
같은 날 개봉한 ‘행복의 나라’는 7만8000여명(17%)을 동원해 3위로 진입했다. 이 영화는 총성 한 방에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가 바뀐 1979년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자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유작이기도 하다.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의 재판 과정을 모티브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박 대령은 박정희 대통령을 총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선균이 박흥주를 모티프로 한 박태주를, 조정석이 그를 구명하려는 변호인 정인후를 각각 연기했다.
한국계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트위스터스’는 3만8000여명(9.3%)을 불러 모아 4위로 진입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재난 영화 ‘트위스터’(1996)를 잇는 28년 만의 속편이다. 영화에는 토네이도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두려움 끝에 자신을 극복하고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있다.
영화 ‘트위스터스’. |
이혜리가 여고생 치어리더로 변신한 ‘빅토리’는 3만6000여명(7.8%)을 기록해 5위였다. 1999년 거제의 한 상업고등학교에서 응원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결성하고 치어리딩을 도전하며 겪는 일이 담겼다. ‘써니’(2011)와 ‘스윙걸즈’(2006)를 떠올리게 하는 발랄한 청춘영화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해 듀스, 디바, 김원준 등 1990년대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노래들이 흘러 나온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코미디 영화 ‘파일럿’은 신작들의 공세에도 2위를 차지했다.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는 329만명이다. 영화는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파일럿 한정우가 여장을 한 후 재취업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조정석이 한정우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예매율은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15.3%), ‘에이리언: 로물루스’(14.2%), ‘파일럿’(13.2%), ‘행복의 나라’(12.2%), ‘트위스터스’(7.7%), ‘빅토리’(6.8%)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