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베컴이 지난 26일 에릭손 감독을 추모하며 SNS에 올린 영상 중 일부. 지난 1월 에릭손 감독을 병문안 했을 당시 모습이다. [베컴 SNS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잉글랜드의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었던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이 췌장암 투병 끝에 76세를 일기로 지난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릭손 감독은 이날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올해 1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그는 남은 시간이 최대 1년이라면서도 “최대한 오래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내 전 세계 축구팬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병마에 스러지자 축구계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에릭손 감독과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의 ‘황금 세대’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베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1월 투병 중인 에릭손 감독을 찾아가 만난 영상을 올리며 추모의 글을 남겼다.
베컴은 “우리는 함께 웃고, 울었다. 우리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당신은 항상 열정적이고, 배려심 깊고 침착한, 진정한 신사였다. 항상 그런 사람으로 남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당신의 주장으로 뛰게 해줘서 영원히 감사하다”며 “함께 했던 마지막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애도했다.
에릭손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루니. [루니 SNS 캡처] |
에릭손 감독의 지휘 아래 17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했던 웨인 루니도 추모에 동참했다.루니는 자신의 SNS에 “편히 쉬세요 감독님. 정말 특별하신 분이었다”며 “나를 도와주고 지도했던 모든 기억에 감사한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에릭손 감독 지휘를 받으며 대표팀에서 활약한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 역시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이 나의 가능성을 의심할 때 에릭손 감독이 나를 대표팀에 데뷔시켜 주셨다”고 추모했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해리 케인(뮌헨)은 BBC를 통해 “에릭손 감독과 함께 뛰어볼 특권을 누리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뛰었던 많은 사람이 그를 얼마나 존경하고 좋아했는지 알고 있다”며 “그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에릭손 감독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했고, 벤피카(포르투갈), AS 로마, 라치오(이상 이탈리아),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멕시코 대표팀 등을 두루 거치며 수많은 업적과 함께 축구 스타들을 대거 탄생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을 이끄는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에릭손 감독의 사망 소식에 슬프다”며 “에릭손 감독은 위대한 혁신가이자 아름다운 경기의 진정한 대표였다. FIFA를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에릭손 감독이 지휘했던 맨체스터 시티는 “편히 쉬소서”라고 애도했고, AS로마도 “차오(CIAO) 스벤”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26일 펼쳐진 베로나와 유벤투스의 2024-2025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2라운드에서 맞붙은 양 팀 선수들은 킥오프에 앞서 에릭손 감독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