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2일 "대통령 혼자 다른 대한민국에 살고 계시는 거냐"라고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의료현장이 한계에 와 있고 추석을 앞두고 여러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의료 현장의 체감과 대통령실의 메시지의 차이가 큰 이유가 궁금하다'고 한 기자의 질문에 "의대 증원에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을 말씀하고 계신다. 의료 현장에 한번 가 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라고 답변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자회견을)보고도 믿기지 않았다"라며 "의료공백을 지나 의료붕괴 단계다. 응급의료부터 무너져가고 있는데, 대통령은 어느 현장에 가보신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는 보수 언론에도 진보 언론에도 다 보도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트린 의료붕괴 사태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라며 "2000은 어디서 나온 숫자냐"라고 따졌다.
이어 "대통령은 도대체 누구 말을 듣고 이러시는 거냐"며 "김건희 여사가 ‘2000에 완강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니 말문이 막힌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필수, 응급, 지방 의료를 살리는 게 의료개혁의 당초 목표였다. 그렇다면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필수, 응급, 지방 의료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만들기 위해 수가체계, 민형사책임 등 제도와 시스템을 고치는 게 의료개혁의 최우선 과제"라며 "자유와 시장원리를 중시한다는 정부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500명이든 1000명이든 의대정원을 늘리는 건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개혁은 말로만 떠든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 바른 전략과 정책, 그리고 합리적 설득이 필수"라고 꾸짖었다. 이어 "6개월만 버티면 (정부가)이긴다?, 누구를 상대로 누가 이기는 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국민의 희생은 누가 책임지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도록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2000명에 대한 고집부터 버리면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할 수 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복지부와 교육부) 책임자들이 물러나야 의료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 아이가 있거나 연로하신 노부모가 계신 집에서는 걱정이 정말 크다"라며 "국민들의 불안을 해결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걸 졌다고 생각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