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회장·모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허가 신청…임종윤은 박재현 대표 고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네이버 블로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동국 회장과 모녀, 임종윤·종훈 형제로 갈라져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 체제 재편을 추진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은 4일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은 현재 10명으로 규정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확대하고, 신 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 한미사이언스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주장하며 이사회 정원 확대와 신규이사 선임을 의안으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엔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확대하고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겠다고 했지만, 법원 허가 신청 과정에서 인원이 1명 줄었다.

3자 연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상법에 따라 정당하게 요구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대해 한미사이언스가 현재까지 소집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의 기다림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허가해도 주주에 대한 소집 통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주총은 빨라도 다음 달 이후에나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원 허가 신청은 지난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과 장녀 임 부회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매수하기로 한 거래가 전날 완료돼 14.97% 지분을 갖춘 1대 주주로 올라선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왼쪽)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헤럴드DB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가 이끄는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3자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것이 결국 회사의 실제 주인이 신동국 회장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이 이들의 지시를 수행하는 파행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총 소집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3자 연합 측 주장과 관련해서는 “애초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이후 이사 선임 후보자 등 안건을 분명히 해달라고 회신했고, 한 달여간 답이 없다가 3자 연합이 지난 2일 신 회장 등 이사 후보자를 제시하며 소집을 재청구해 주총 일정 조율에 착수한 상태였다”며 “회사가 소집을 지체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당시 이사회에서 자신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이라고 말한 것은 허위 보고라고 주장하며 박 대표를 4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박 대표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으로 선임했으며, 이 과정을 설명한 회사 공식 메일을 임 이사도 수신해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미약품은 흔들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 정도경영을 이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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