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 [박태환 인스타그램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골프를 치던 중 다른 홀에 있던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로 고소당한 수영 출신 박태환 씨가 배상 책임을 벗었다. 다만 재판부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동행인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려 한 박씨에 대해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동부지법은 이날 박씨가 친 공에 맞아 눈을 다친 피해자 A씨가 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박씨는 2021년 11월 14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다른 홀에 있던 A씨의 왼쪽 눈을 다치게 했다.
공에 맞은 A씨는 사고 후 시력 저하와 시야 협착 증상이 이어지자 박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4월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박씨는 사고 발생 후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동행인을 앞세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박씨의 이런 행동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사고 발생 후 사정"이라며 손해배상 책임과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주의 의무는 골프장 관리 업체와 캐디에게 있다고 본 것이다. 가령 골프장 측에서 사전에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캐디들이 서로 연락해 예방 조치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당시 A씨와 박씨는 모두 경기보조원이 있는 상황에서 플레이를 했다"며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할 의무는 다른 홀에 배치된 경기보조원과 수시로 무전연락을 주고받는 경기보조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경기보조원의 안내에 따라 정상적으로 티샷을 했을 뿐"이라며 "박씨에게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