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올해 위스키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편의점에서는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유통채널보다 편의점이 소비자 접근성이 좋은 데다 최근 위스키 품목을 강화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위스키 수입 중량은 1만9529톤으로, 전년 동기(2만4734톤) 대비 21% 감소했다. 수입액은 2억294만달러에서 1억7923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위스키 수입 중량은 2021년 1~9월 1만671톤에서 2022년 1~9월 1만8413톤으로 급증했다. 이후 작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올해 감소 전환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볼이 유행하면서 위스키 수요가 늘었지만, 최근에는 보드카·테킬라·럼 등 다양한 품목으로 소비가 분산되는 추세”라며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규모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위스키 수입량의 감소세는 뚜렷하지만, 편의점은 나홀로 호황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위스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26.4%, 15% 신장했다
업계는 편의점의 접근성과 편의성에 집중한다. 실제 전국에 있는 GS25와 CU 점포 수는 3만5000개에 이른다. 세븐일레븐 점포 역시 1만3000개에 달한다. 다 합쳐 400곳 미만인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와 대비된다.
[GS리테일 제공] |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주류전문점 수준으로 구색을 갖추기 위해 편의점 브랜드가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며 “점주 입장에서도 위스키가 유통기한이 길고 마진율이 높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도 매장 확대가 제한적인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편의점에서 매출 견인 요소를 찾고 있다. 편의점 전용 할인 혜택을 선보이거나 얼음컵, 토닉워터 등 증정 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위스키 수입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은 매장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매출을 견인할 요소가 편의점보다 적다”며 “최근 편의점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배경”이라고 전했다.
편의점들도 위스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양주 PB(자체 브랜드) ‘프레임’을 론칭하고, 위스키와 보드카를 선보였다. GS25는 자사 앱 우리동네GS 내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온라인으로 넓혔다. 고객이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다. GS25에 따르면 와인25플러스 이용자 10명 중 4명이 양주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