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연합] |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발언이 나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출장 중 취재진과 만나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파병 의도를 묻는 말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우리가 명확히 해야 할(sort out) 문제”라고 답하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증거가 무엇인지, 파병된 북한 군인의 규모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등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받은 보고라며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YT는 미 정부 당국자들이 지금까지 북한군 약 25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북한군 병력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오스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달 초까지 북한군 파병설을 일축했으나 최근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NCND)으로 바뀌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북한의 파병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우리 정부는 22일 북한의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