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투했다는 서방 정보당국의 전언이 나왔다.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첫 교전을 벌였으며 한 명을 빼고 모두 전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국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이 우려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해석돼 추가적인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CNN은 29일(현지시간) 두 명의 서방 정보당국자를 인용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침투했다”면서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게 되면 침투 병력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상당수의 북한군이 이미 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미 정부는 해당 사항을 아직 확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우크라이나 고위 정보당국자를 인용, 3000여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서 서부 쿠르스크 지역으로 비밀리에 이동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km 떨어진 병영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이들 가운데 특수부대는 수 백 명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 ‘아스트라’는 지난 22일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
앞서 이날 한국 국가정보원은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3000여 명이 격전지인 쿠르스크에서 훈련 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은 확정적으로 이동했다고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올해 12월까지 총 1만900명을 파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역시 북한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 약 1만명을 파견했으며 그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깝게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CNN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소식통에 따르면 파병군의 많은 숫자가 특수부대며 정보 분석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파병군이 러시아 정규군보다 더 잘 훈련돼 있어 전투력에서 우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군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넘게 실전 경험이 전무하고,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이유에는 전투 경험 확보 차원도 포함됐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라고 CNN은 부연했다.
당국은 또 전장에 투입된 병사 중 일부의 탈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러시아와 언어 장벽도 매끄러운 전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북한군 파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3국의 서방 당국자는 “파병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 사안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 모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기 때문에 동맹들이 긴밀히 주시하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