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소송 방침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총학 측 “돈으로 학생 겁박하며 불안감 조성”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취업박람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도윤 기자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남녀공학 전환 논의설로 촉발된 동덕여대 학생들의 학교 점거 농성 및 시위가 6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덕여대 학교 측에서 학내 최대 54여억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6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전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외부 업체의 추정액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피해 금액은 24억4434만원에서 54억4434만원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학생들의 난입과 집기 파손으로 취소된 취업박람회 주관 업체의 손해배상 청구액 3억3000여만원을 비롯해 건물 보수 및 청소 경비 20억∼50억원, 입시 추가 경비 1억여원 등을 합한 수치다.
동덕여대는 “래커, 페인트 등의 경우 스며든 정도에 따라 단순 세척 또는 건물 외벽 교체를 결정해야 하고, 래커 훼손 부위를 교체하려면 해당 마감재로 구획된 부위를 전부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법적으로 소송하는 방침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동덕여대는 이민주 비대위원장(교무처장) 명의로 재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글에서 이번 사태를 사과한 뒤 “불법 시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많은 학생의 안전과 권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 단체들이 불법시위에 가세하며 시위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폭력을 주도하는 학생들의 의견은 전체 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생들은 즉시 반발했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돈을 빌미로 겁박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덕여대 학교 측이 추정한 피해금액 현황 [동덕여대 홈페이지 갈무리] |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구성원 소통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학교를 향해 행동으로 의견을 내보일 수밖에 없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학생들을 겁박하는 태도가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총학은 이어 학교 정문에서 시위하며 ‘남녀공학 논의 전면 철회’ 및 ‘남자 유학생·학부생에 대한 협의’ 등을 주장했다.
한편, 인근 성신여대 총학생회도 이날 돈암수정캠퍼스에서 시위를 하고 학교 측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국제학부에 한해 남성 지원을 열어둔 점을 문제 삼았다.
학생들은 ‘성신여대 남성입학 철회하라’, ‘자주성신 정체성은 여성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여대로서의 정체성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