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매출 6320억달러”
전년대비 성장률 러시아, 한국, 일본 순
“방위·군사력 강화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
사진은 현대로템이 개발에 착수한 ‘수소 차세대 전차’ 이미지. [현대로템]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국 방위산업 기업 4곳의 지난해 매출액이 1년 새 39%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을 포함해 세계 100대 방산 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으로 인해 지난해 4.2% 성장을 거뒀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러시아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방위산업 매출액 상위 100개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6320억달러로 2022년 대비 4.2% 증가했다. 100대 기업에는 한국 4곳, 일본 5곳이 포함됐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러시아가 4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이 39%, 일본이 35%였다.
상위 100곳 중 미국 기업이 41곳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 기업 매출액은 3170억달러로 1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2.5%였다.
국가별 매출액 점유율은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 16%, 프랑스와 러시아가 각각 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유럽기업 27곳의 매출액은 1220억달러였으며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한국과 일본은 1.6~1.7%로 점유율은 적지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일정 규모의 방위 산업을 가진 나라로 분류됐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한화그룹이 전년 42위에서 24위로 순위가 올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75위에서 39위로 큰 폭으로 순위가 뛰었다. 이와 함께 LIG넥스원(76위), 현대로템(87위)이 100위 안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급격한 매출액 증가는 위협 인식 고조에 대응해 방위·군사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아시아 지역 전체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군사 강화 계획을 내놓았다”며 일본 내 수요 증가가 기업의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 예산을 대폭 증액하면서 자위대의 방위장비 발주가 늘고 있는 게 요인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한 북중 군사력 증강으로 동맹국 미국에 의존하던 방위 체제 재검토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닛케이는 한화그룹의 기업 순위가 크게 상승한 점, 전년 보다 매출액이 53%나 뛴 데 대해서도 주목했다. 지난해 대우조선을 인수해 기업 규모를 확대했다고 설명하며 “기존 육상무기, 항공우주분야에 함정이 더해져 육해공에 걸친 종합무기메이커가 됐다”고 평가했다.
호주, 폴란드 등에서 한국제 K9을 채택하고 있다고 “대북 방위를 계속해온 한국은 전차, 화포 등 육상무기생산에 강점이 있다”며 “미국, 유럽 세력이 다 커버할 수 없는 수요에 대응해 수출을 늘려 수익 확대로 연결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