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수행한 KAIST 연구진. 정연식(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 교수, 최성수 박사과정, 양현우 박사과정, 조은애 신소재공학과 교수.[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연료전지는 귀금속인 백금이 다량 사용되고 구동 과정에서 탄소 지지체가 부식돼 백금 입자끼리 뭉치면서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상용 촉매 대비 62% 이상 전류밀도를 유지시켜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촉매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조은애 교수 공동연구팀이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장치에 활용될 수 있는 고내구성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실제 구동 환경에서 수천 시간에 맞먹는 강도의 2만 사이클 내구성 평가를 거친 후에도 초기 성능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할 만큼 높은 내구성을 갖추고 있어 기존 연료전지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수명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3차원 자이로이드 나노구조체 기반 촉매 플랫폼’을 개발했다. 자이로이드 나노구조체는 3차원적으로 길게 연결된 구조로 인해 전기적 연결성이 우수하고 이온이나 기체의 이동이 이동할 수 있는 빈 통로가 많은 장점이 있어 차세대 에너지 소재로 유망하다.
연구팀은 자기조립 특성이 있는 고분자를 활용해 3차원 자이로이드를 합성하고 백금 입자를 강한 결합으로 탑재해 연료전지 구동 시에도 백금 입자의 이동을 원천 차단하고자 했다.
또한 자이로이드 내부에 증기압을 발생시켜 자이로이드 내부 공간까지 비움으로써 전해질이 더 원활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성수, 양현우 박사과정이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KAIST 제공] |
이를 통해, 내부가 차 있는 일반 자이로이드 구조체 대비 약 3.6배 넓은 촉매 표면적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자기조립 고분자에 자체 포함된 피리딘을 이용한 질소 도핑을 통해, 우수한 전기전도성, 촉매 활성도 및 내구성 역시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 연료전지 구동 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2만 사이클의 고강도 내구성 평가 이후 상용 촉매 대비 약 62% 이상의 출력 밀도 향상을 보였다.
정연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밀한 고분자 자기조립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기계적, 화학적으로 견고하고 물질 전달 능력이 탁월한 신규 지지체 소재를 설계, 촉매의 수명과 활성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11월 2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