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고 있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축하 편지를 낭송했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는 ‘광주에서 온 편지’를 주제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민축하행사가 펼쳐졌다.
행사는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신형철 서울대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했다.
신 교수는 “소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을 뛰어넘는 한강의 소설”이라고 평가하며 “5·18광주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과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단체, 작가 등단을 준비하는 문예창작과 학생 등이 시낭송과 시극을 무대에 올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2부에서는 재즈사운드 뮤직그룹 ‘솔뮤직컴퍼니’가 재즈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한 한강 작가를 공연했으며 주홍 작가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를 샌드아트로 선보였다.
광주시는 시민들의 편지를 책으로 엮어 한강 작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축하조형물은 2025년 1월 31일까지 불을 밝힌다. |
축하행사의 마지막은 작품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실제인물인 ‘문재학 열사’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한강 작가에게 축하편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장식됐다.
홀로그램 기법으로 복원된 ‘동호’는 “안녕하세요. 문재학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날이니, 소설 속 ‘동호’의 이름과 모습으로 왔습니다. 그러니 소년 동호라고 불러주세요”라며 한강 작가에게 말했다.
이어 “네 저는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죽었습니다. 그렇게 몸과 이별을 했습니다”라며 “그러나 혼은 몸이 없어도, 눈을 뜨고 많은 것들을 지켜볼 수 있답니다. 혼은 기억해 주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드는 것이기 때문에 광주의 오월 동호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한강 작가님 고맙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이날 축하행사에 앞서 광주시청 앞에는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빛을 밝혔다.
조형물은 높이 12m, 길이 49m 크기의 아치형 구조물인 ‘빛고을무지개’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됐으며 전면부에는 광주 출신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포토존이 만들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한강 작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의 도시’라는 이름 붙일 수 있게 됐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광주시민과 함께 축하하고 5·18의 광주를 세계에 알려줘 고맙다”고 말했다.